'카인과 아벨', '천추태후', '…일지매' 등 기대이하
75억 원을 들였다는 SBS TV 야심작 '카인과 아벨'이 통속극인 KBS 2TV '미워도 다시 한번' 앞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26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5일 '카인과 아벨'은 11.8%, '미워도 다시 한번'은 18.2%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카인과 아벨'은 18일 첫회에서만 '미워도 다시 한번'과 경쟁이 됐을 뿐 그 이후에는 계속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나란히 방송된 MBC TV 액션 사극 '돌아온 일지매' 역시 시청률은 11.8%에 머물러 '미워도 다시 한번'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도 요즘 별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천추태후'의 시청률은 18.1%, 그러나 경쟁작인 SBS TV '가문의 영광'은 28.2%를 기록했다. 무려 10% 포인트 차이. 이 같은 두 드라마의 시청률 격차는 최근 지속되고 있다. 회당 제작비가 '가문의 영광'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천추태후'로서는 뼈아픈 상황이다.
MBC TV 200억 대작 '에덴의 동쪽'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달 말부터 KBS 2TV '꽃보다 남자'에 밀리기 시작하더니 계속해서 월화극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24일 '에덴의 동쪽'은 25.7%, '꽃보다 남자'는 30.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너는 내 운명', '아내의 유혹'이 불을 댕긴 통속극 바람이 대작, 사극도 잠재우고 있다.
◇뻔하지만 익숙해서 본다? SBS는 '카인과 아벨'이 '미워도 다시 한번'에 밀리자 당혹해하고 있다. 한류스타 소지섭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신현준, 한지민, 채정안 등의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대작이라 큰 기대를 했던 것.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미워도 다시 한번'이 '일지매'는 물론이고 '카인과 아벨'도 따돌리고 독주를 펼치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불륜과 복수를 그리는 전형적인 통속극. 지금껏 숱하게 봐온 단순한 이야기 구조다. 하지만 전인화, 최명길, 박상원 등 중견 연기자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카인과 아벨'은 볼거리는 많지만 이야기가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케일을 벌려놓기는 했는데 소지섭이 사막으로 납치돼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의 스토리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또 병원 내 치열한 권력 다툼은 이미 '하얀거탑'등에서 보아온 것이라 특별히 새롭게 다가오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차라리 '미워도 다시 한번'을 선택하는 것.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고 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스토리 문제 현재의 통속극 바람은 세태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경쟁작들의 스토리 부실에서 기인한다. '돌아온 일지매'는 '천추태후'에 비해서는 익숙한 이야기이고 액션까지 가미됐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고, '천추태후'는 주인공들이 허구한 날 탁상공론만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에덴의 동쪽'은 진중한 인생역전을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후반부 스토리가 늘어지면서 만화 같은 KBS 2TV '꽃보다 남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반면 '막장'과 통속의 대명사인 '아내의 유혹'은 끝도 없이 새로운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김종창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불륜은 하나의 드라마 속 소비 요소일 뿐 사람에 대한 탐구가 핵심"이라며 "이야기에 개연성이 있고 드라마 속 인물들의 진실이 통한다면 조금은 다른 막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국 책임프로듀서는 "우리 시청자들이 규모나 스타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 수차례 증명됐는데도 대작 제작자들이 스토리를 충실하게 해야한다는 기본을 계속 간과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드라마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시도를 해야하지만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통속극 바람에 혀를 차기 전에 이야기에 얼마나 충실했나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뻔하지만 익숙해서 본다? SBS는 '카인과 아벨'이 '미워도 다시 한번'에 밀리자 당혹해하고 있다. 한류스타 소지섭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신현준, 한지민, 채정안 등의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대작이라 큰 기대를 했던 것.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미워도 다시 한번'이 '일지매'는 물론이고 '카인과 아벨'도 따돌리고 독주를 펼치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불륜과 복수를 그리는 전형적인 통속극. 지금껏 숱하게 봐온 단순한 이야기 구조다. 하지만 전인화, 최명길, 박상원 등 중견 연기자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카인과 아벨'은 볼거리는 많지만 이야기가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케일을 벌려놓기는 했는데 소지섭이 사막으로 납치돼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의 스토리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또 병원 내 치열한 권력 다툼은 이미 '하얀거탑'등에서 보아온 것이라 특별히 새롭게 다가오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차라리 '미워도 다시 한번'을 선택하는 것.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고 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스토리 문제 현재의 통속극 바람은 세태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경쟁작들의 스토리 부실에서 기인한다. '돌아온 일지매'는 '천추태후'에 비해서는 익숙한 이야기이고 액션까지 가미됐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고, '천추태후'는 주인공들이 허구한 날 탁상공론만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에덴의 동쪽'은 진중한 인생역전을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후반부 스토리가 늘어지면서 만화 같은 KBS 2TV '꽃보다 남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반면 '막장'과 통속의 대명사인 '아내의 유혹'은 끝도 없이 새로운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김종창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불륜은 하나의 드라마 속 소비 요소일 뿐 사람에 대한 탐구가 핵심"이라며 "이야기에 개연성이 있고 드라마 속 인물들의 진실이 통한다면 조금은 다른 막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국 책임프로듀서는 "우리 시청자들이 규모나 스타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 수차례 증명됐는데도 대작 제작자들이 스토리를 충실하게 해야한다는 기본을 계속 간과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드라마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시도를 해야하지만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통속극 바람에 혀를 차기 전에 이야기에 얼마나 충실했나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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