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추적-관우는 왜 조선에서 신이 되었나?
역사추적-관우는 왜 조선에서 신이 되었나?(K1 밤 9시40분) 소설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신으로 모시는 관우 신앙이 우리나라에 뿌리 내린 사연을 추적한다. 선조 31년 명나라에서 파병 온 장수 진유격은 임진왜란 당시 부상에서 회복된 뒤 관왕묘를 지었다. 유격 말고도 명나라 장수들은 그들의 주둔지에 관왕묘를 짓고, 명나라 황제까지 나서 관왕묘를 짓도록 강요하면서 서울에 오늘날의 동묘가 세워지게 된다. 그러나 당시 조선인들은 이 낯선 신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임진왜란 이후 방치됐던 관왕묘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숙종 17년 2월, 선조 이래 처음으로 동묘에 제사를 지내면서부터였다. 숙종은 관우를 경모하며 직접 시문을 지어 관왕묘인 동묘와 남묘에 걸어둔다. 영조 시대에는 관왕묘 제사가 정식 국가 의례로 편입됐고, 정조 시대에는 기존의 소사에서 중사로 격상된다. 왕권을 강화하고 충의를 강조하고자 관왕묘를 숭상한 것이다. 이후 일제 때 사당이 금지됐지만 민중들 사이에서는 영웅을 기다리는 염원과 함께 관우신앙이 더욱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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