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티홀’ 차승원, MBC ‘신데렐라 맨’ 권상우, KBS ‘그 바보’ 황정민(왼쪽부터).
프로야구의 전설로 남은 선동열 대 최동원의 경기부터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펼쳐진 마쓰자카와 김광현의 맞대결까지, 야구의 진짜 재미는 한 인간에게 모든 것을 기댄 투수전이다.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듯한 1점 차 승부는 패배조차 아름답다.
제작비 몇백억원, 몇만평 세트 스케일의 방대함보다 오로지 한 사람의 배우에게 모든 것을 기댄 드라마를 보는 재미 또한 다르지 않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 <바람의 나라>의 송일국, <바람의 화원>의 박신양, 문근영 등 에이스들이 맞붙은 지난해 하반기의 공중파 드라마 3파전이 그랬다. 그 승자는 김명민. 수십, 수백억원짜리 블록버스터 드라마 앞에서 우뚝 솟은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강마에 신드롬’으로 보답했다.
올봄 안방극장에도 전열을 재정비한 공중파 3사의 에이스들이 투입된다. 하나같이 ‘원투 펀치’를 가진 수목 드라마들이다.
첫 포문은 지난 15일 문화방송 <신데렐라 맨>이 열었다. 1인2역의 권상우에 쏠린 발음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소녀시대’의 주축 멤버 윤아의 가세는 든든하다.
29일, 3파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에스비에스 <시티홀>은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부터 화제다. 고시 패스로 승승장구하던 공무원이 한 소도시 시청의 부시장으로 부임하면서 겪는 일들을 다뤘다. 시청 말단 공무원 역의 김선아는 체중을 5㎏ 줄이고, 머리도 짧게 잘라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차승원은 과거 <세기말>의 시간강사, <박수칠 때 떠나라>의 검사 등의 느낌에다 ‘김봉두’의 천연덕스러움까지 겸비했고, 김선아는 슬랩스틱도 마다 않으며 ‘삼순이’를 넘어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방송 <그 바보>는 야비한 조폭부터 순정파 시골 청년까지 광폭의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던 황정민이 주특기인 순정남을 연기한다. 연말 시상식에서 또 어떤 색깔의 숟가락을 밥상에 올려놓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여기에 한지수로 출연한 김아중은 인터넷상에서 그의 의상, 몸 관리가 벌써부터 화제다. 이 작품은 평범한 우체국 말단 공무원과 톱 여배우가 6개월간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하어영 기자, 사진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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