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의 음악캠프' 방송 7천회 간담회
"방송 진행 때문에 20년 가까이 저녁 약속을 잡을 수는 없었지요. 하지만 7천회 가운데 6천950회 정도는 행복하게 진행했다고 자신합니다. 오늘도 기분 좋게 스튜디오로 들어가서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할 뿐입니다"
17일 방송 7천회를 맞는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오후 6시)의 DJ인 배철수의 소감이다.
그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이 몇 회째라고 생각하면서 방송하지는 않는다"고 특유의 덤덤한 목소리로 운을 뗀 후 "지독한 감기몸살에 걸리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진행한 50여 회를 빼면 늘 진행하면서 행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 외모를 보면 마구 살 것 같이 생겼지만 사실 나는 굉장히 섬세한 사람"이라고 웃으며 "19년 동안 방송에 한 번도 늦지 않았고 펑크를 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00년께 내가 스튜디오에 있고 PD도 있는 상황에서 27~28초 가량 방송이 나가지 않은 사고를 낸 적은 있다"면서 "뭔가에 씌웠는지 CD를 고르다가 방송 시작 시간을 놓쳤다. 상황을 파악한 후 타이틀 음악 CD를 CD플레이어에 걸기까지의 10초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10초였다"고 밝혔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1990년 3월19일 처음 전파를 탄 후 장수하며 팝 전문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룹 송골매로 활동하던 배철수는 DJ를 맡은 뒤 이 프로그램의 첫 연출자였던 박혜영 PD와 결혼하기도 했다.
배철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고마웠던 이로 박 PD를 꼽으면서 "방송 메커니즘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만큼 첫 PD가 상당히 중요했다"며 "사적인 관계를 떠나 나는 첫 PD를 잘 만난 것 같다. 열심히 같이 하다 보니 동지애가 싹 텄고 나중에 애정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거의 없었지만 6~7년차 때 잠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이왕 시작한 것 10년은 채우자는 생각에 계속했는데 어느덧 19년이 됐다"고 답했다. 오랫동안 청취자의 사랑을 받은 비결에 대해서는 "새로운 청취자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변화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취자와 이야기하고 음악을 듣다 보니 나도 젊은 감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또 평소 젊은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며 TV의 예능 프로그램도 열심히 챙겨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장수하는 동안 다른 팝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국내 음악계에서 국내 대중가요가 팝의 인기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팝 음악은 20세기 전 세계인의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도 18~19세기에는 빈이나 파리 사람들이 듣던 음악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요즘 우리 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사, 작곡가들은 대개 어릴 때 팝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이지요. 세계어로 영어를 배우듯 팝 음악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청취자가 사연을 보내오는 방식 등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는 "처음에는 LP도 틀었는데 지금은 음악 파일 세대로 바뀌었다. 내가 언제까지 CD로 음악을 틀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엽서를 보내고 받는 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대화하듯 댓글이 올라오는 시대"라고 말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그동안 내한공연을 하거나 신보를 낸 뮤지션이 인터뷰를 하는 단골 프로그램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메탈리카, 어셔,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200여 뮤지션이 배철수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나고 싶었던 뮤지션은 딥 퍼플이었지요. 제 우상이었고 청소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거장들과 인터뷰할 때는 스튜디오 밖으로 미리 나가서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해요. 네 번이나 인터뷰를 한 리키 마틴은 저를 친구처럼 대하고 있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해마다 연말이면 카드를 보내오지요" 그는 내년이면 이 프로그램의 진행 20주년을 맞게 된다. 그는 큰 기록을 앞두고 있어서 감격할 법도 했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우리 세상"이라며 "매번 개편 때면 6개월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는 생각으로 방송하고 있다. 나는 그냥 오늘도 기분 좋게 방송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철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고마웠던 이로 박 PD를 꼽으면서 "방송 메커니즘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만큼 첫 PD가 상당히 중요했다"며 "사적인 관계를 떠나 나는 첫 PD를 잘 만난 것 같다. 열심히 같이 하다 보니 동지애가 싹 텄고 나중에 애정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거의 없었지만 6~7년차 때 잠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이왕 시작한 것 10년은 채우자는 생각에 계속했는데 어느덧 19년이 됐다"고 답했다. 오랫동안 청취자의 사랑을 받은 비결에 대해서는 "새로운 청취자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변화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취자와 이야기하고 음악을 듣다 보니 나도 젊은 감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또 평소 젊은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며 TV의 예능 프로그램도 열심히 챙겨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장수하는 동안 다른 팝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국내 음악계에서 국내 대중가요가 팝의 인기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팝 음악은 20세기 전 세계인의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도 18~19세기에는 빈이나 파리 사람들이 듣던 음악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요즘 우리 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사, 작곡가들은 대개 어릴 때 팝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이지요. 세계어로 영어를 배우듯 팝 음악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청취자가 사연을 보내오는 방식 등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는 "처음에는 LP도 틀었는데 지금은 음악 파일 세대로 바뀌었다. 내가 언제까지 CD로 음악을 틀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엽서를 보내고 받는 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대화하듯 댓글이 올라오는 시대"라고 말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그동안 내한공연을 하거나 신보를 낸 뮤지션이 인터뷰를 하는 단골 프로그램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메탈리카, 어셔,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200여 뮤지션이 배철수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나고 싶었던 뮤지션은 딥 퍼플이었지요. 제 우상이었고 청소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거장들과 인터뷰할 때는 스튜디오 밖으로 미리 나가서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해요. 네 번이나 인터뷰를 한 리키 마틴은 저를 친구처럼 대하고 있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해마다 연말이면 카드를 보내오지요" 그는 내년이면 이 프로그램의 진행 20주년을 맞게 된다. 그는 큰 기록을 앞두고 있어서 감격할 법도 했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우리 세상"이라며 "매번 개편 때면 6개월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는 생각으로 방송하고 있다. 나는 그냥 오늘도 기분 좋게 방송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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