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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김정은 “<초콜릿> 기분좋은 중독, 강한 치유제”

등록 2009-05-24 09:00

SBS 음악토크쇼 <김정은의 초콜릿> 1년 순항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악 토크쇼는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매력적인 무대다.

하지만 음악과 이야기, 여유와 멋이 묻어나는 무대의 호스트로 나설 수 있는 연예인은 극히 소수다. 말솜씨와 음악적 감각, 엔터테이너적인 끼와 호스트로서의 품위 등을 겸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자질을 갖춘 연예인 중 한 명이 바로 배우 김정은(34)이다.

지난해 3월 SBS TV '김정은의 초콜릿'을 출항시킨 그는 지난 1년 키를 잡아 멋지게 항해했다. 세련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제작진과 김정은의 노력이 어우러져 심야 방송인데도 광고가 잘 붙고 회를 거듭할수록 호평이 쌓여간 것. SBS는 그 '공'을 인정해 수요일 밤 1시께 방송되던 이 프로그램을 지난 봄 개편 때 토요일 밤 12시20분으로 파격 배치했다.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이 제게 기분 좋은 중독이 되기를 바랐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어요. 게다가 제 일상에서 이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지금은 '초콜릿'이 없는 제 삶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막연하게 즐기면서 오래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1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최소 10년은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며 웃은 그는 "이 프로그램은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편안하게 중독돼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는 '김정은의 초콜릿'을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한다. 게스트 선정에서부터 대화 주제, 관객을 위한 이벤트 등 하나하나 세심한 정성을 기울인다. 덕분에 매회 게스트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와 수다를 떨고 관객의 거듭되는 앙코르에도 흔쾌히 응한다.

"제작진은 방송을 위한 녹화가 아니라 실제 콘서트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전 제 프로에 나와준 게스트가 최고로 멋진 시간을 보내다 가도록 신경을 씁니다. 게스트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화의 테마를 신경 써서 준비하죠. 또 호스트로서 관객과 시청자에게 멋진 파티가 되도록 불가능할 것 같은 도전들도 가끔 했고요.(웃음)"


그는 '초콜릿'에서 살사 댄스를 추고 기타를 연주했으며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를 쳤다. 그의 노래 실력이야 영화를 통해서 익히 알려져있지만 살사와 기타는 난생 처음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불과 2~3주 집중 훈련을 받은 뒤 무대에 섰다.

"물론 어설펐죠. 얼마나 창피했는데요. '봄여름가을겨울' 앞에서 기타를 치고, 김윤아 씨 앞에서 '헤이헤이헤이'를 부르면서 정말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어요. (웃음) 살사를 출 때는 기절할 만큼 떨렸구요.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했어요. 다행히 게스트나 관객이나 모두 저의 어설픈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좋아해주셨어요. 그 노력이 가상했고 그 도전이 재미있었기 때문 같아요.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저의 '무한도전'은 쭉 이어질 것 같아요.(웃음)"

오래전부터 꿈꿨던 음악 토크쇼이긴 하지만 '초콜릿'이 그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된 것은 아픈 시간을 함께 관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그는 뜨거운 연애의 끝에서 열병을 앓고 있었고 그 때문에 어디로든 숨어버리고 싶었지만 매주 '초콜릿'의 무대에 올라야했다.

"결별이 보도된 날 녹화가 있었는데 정말 그날은 도망가버리고 싶었어요. 너무 끔찍했죠. 그런데 무대에 오르니 그전까지 해오던 대로 제가 솔직한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까지 '초콜릿'을 가장 소중한 친구로 여기며 제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결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진행을 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나 너무 힘들어. 나 좀 조용히 지켜봐줘'라는 저의 솔직한 마음을 관객에게 전했죠."

그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매주 꼬박꼬박 무대에 오르다보니 어느새 치유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 '초콜릿'이 없었다면 난 아마 영영 동굴 속으로 들어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보니 내게 '초콜릿'은 강하고 빠른 치유제였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캐주얼한 복장도 소화했지만 그는 언젠가부터 매주 드레시한 차림만을 선보이고 있다. 진짜 파티의 호스트처럼.

"매주 최대한 화려하고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요. 그것 역시 너무 재미있는데 그런 복장이 충분히 어울릴 만큼 '초콜릿'은 멋져요. 전 늘 관객에게 '음악이 관객을 움직이고 관객이 가수를 움직인다'고 얘기하는데 우리 녹화장은 그 3박자가 기막히게 잘 맞아요. 매주 굉장한 공연을 보는 것 같아요. 방송에는 실제 공연의 반의 반도 나가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에요."

인터뷰 내내 행복감에 눈을 반짝이던 그는 말미에 "방송을 통해 내 사심을 채우기도 한다"며 웃었다.

"얼마 전 영화 '원스'의 주인공들이 출연했는데 제가 진짜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보니 행복했죠. 앞으로는 한국을 찾는 해외 스타들도 많이 출연했으면 좋겠어요. 방송을 통해 사심을 채울 수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에요.(웃음)"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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