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어라이너 등 영상미 효과 더해
장면 하나, 극중 조해윤(이선균)과 강상희(김희)의 키스신과 신활(이정재)이 전 부인 최수인(이하나)의 이메일을 확인하는 신이 이어지는 순간. 티어라이너와 양양이 부르는 ‘봄의 노래는 아프다’가 흘러나온다.
장면 둘, 서울로 올라온 이하루(민효린)가 피겨 스케이팅 심사를 위해 스케이트화를 신는 사이. 티어라이너가 만든 몽환적 분위기의 ‘임브레이스 올’이 흐른다.
영상과 음악이 훌륭하게 어우러졌다는 반응을 얻은 <트리플>의 인상적인 두 장면이다. 감각적 연출로 마니아가 많은 이윤정 피디의 드라마에는 이선균 말고도 크레딧에 항상 티어라이너(박성훈)란 이름이 같이 등장한다. 그는 이 피디의 대표작 <태릉선수촌> <커피 프린스>에서 음악 감독을 맡으며 이 피디 특유의 순정 만화 같은 연출에 큰 역할을 했다.
티어라이너는 드라마 음악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서울 홍대쪽에서 활동해왔다. <작은 방, 다이어리> 등의 개인 음반을 냈고, 최근 <임브레이스 올>이라는 이피(EP:중소형) 음반도 발표했다. <커피 프린스>의 음악으로 각광 받은 이후 각종 단막극과 다큐멘터리·영화음악까지 맡으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멜로디 메이커’란 자기 블로그 제목답게 빼어난 멜로디들을 극에 잘 녹여낸다는 평가다.
<트리플> 음악 작업에는 김원섭(스타리 아이드), 성용욱(짙은), 몬구(몽구스)도 참여했다. 홍대쪽의 젊은 인디 음악인들인 이들 덕분에 <트리플>은 방송에서 외면당했던 신선한 인디 계열 음악들을 소개한다는 호평도 얻었다. 1화의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왔던 코코어의 ‘선셋 인 유어 아이즈’는 이들이 없었다면 대중 앞에 들려줄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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