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작가 작가 인터뷰
겁없는 신인 조작가-유작가
“제작진 함께 쓰는 공동작품”
겁없는 신인 조작가-유작가
“제작진 함께 쓰는 공동작품”
쪽대본에 쫓기는 작가는 공공의 적이다. 주연 배우, 감독부터 연출부 막내, 단역 아르바이트까지 그의 손만 바라보고 있다.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 대본도 쪽대본이다. 도저히 인터뷰할 시간이 없다”는 조정주, 유미경 작가와의 대화가 쉽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경쟁드라마에 맞서 드라마 폐인과 두자릿수의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는 것은 온전히 두 사람의 공이다. 지난 22일 유 작가가 분·초를 다투며 대본을 써내려가는 동안 잠깐 틈을 낸 조 작가와 대화를 나눴다.
“아이디어는 황의경 감독께서 내신 거구요. 작가들만 아니라 제작진도 함께 쓰는 공동 작품이에요.”
한국방송 극본 공모로 데뷔한 두 작가는 미니시리즈가 처음인 겁 없는 신인들이다. 극은 한회에 한개의 에피소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에피소드가 중첩되고 복선과 암시를 깔면서도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기존 한국의 장르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작법이다. 남아있는 6회분에 들어갈 것만 재벌 진성의 에피소드 2개에, 극 마무리를 위한 복선을 까는 에피소드 2개 정도. 부동산 사기 등 여전히 사회 문제에 깊숙히 관련돼 있는 소재들이다.
“우리가 의도한 것보다 너무 좋게 해석들을 해주셔서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진성이라는 재벌 그룹을 상정한 것은 꼭 어디를 지목한 것은 아니구요. 어느 사회나 어느 위치에 올라가 유·무형의 권력을 차지하게 되면 견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설정한 것이죠. 그것이 절대악은 아니죠. 인물이나 관계가 드러날 때 ‘겹’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선악, 미추가 어떤 비율로 섞이느냐에 따라 재미와 매력이 좌우되죠.”
진성이라는 재벌 그룹과 대한민국 최대 법무법인 해윤 등에 맞서는 은호, 태조 두 변호사의 캐릭터에는 두 작가의 바람이 그대로 투영되기도 했다.
“은호는 현실에 없는 변호사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죠. 좌충우돌 민폐형 캐릭터지만 모든 사건에서 어느 누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손을 뻗어 다독여주는…. 현실에는 없겠죠?(웃음) 그에 반해 태조는 현실 어딘가에 꼭 있었으면 하는 캐릭터죠. 그런 변호사를 만난 사람들은 깜짝 놀라죠. ‘강퍅한 법조계에 이런 매력있는 변호사도 있구나.’ 이런 생각?”
은호와 태조는 결국 하나의 사건으로 묶이게 되고, 복선으로 깔리던 소재들이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내면서 극은 후반부로 내달린다.
시즌제에 대한 이야기에 화들짝 놀라며 “할말이 아직 남아있지만 욕심없이 16회까지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한다. “황의경 감독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엄두가 안났을 것”이라며 자신을 낮추기만 하는 그들이 앞으로 한달, 낮과 밤을 이어가며 그려내는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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