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바탕한 판타지 스릴러
한국영화특선 <충녀>(E 밤 11시10분)고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하녀>처럼 실화(명보극장 사장 살인사건)에 기초하고 있다. 가정의 생계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젊은 여성의 호스티스 멜로처럼 시작하지만, 이층집으로 이사하는 중반으로 갈수록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반에 접어들면 출산에 대한 집착을 둘러싸고 아이와 흰 쥐가 출몰하면서 엽기적인 스릴러 혹은 판타지 장르를 넘나든다. 중반 이후 등장하는 ‘알사탕 정사 장면’은 소도구를 직접 제작했던 김기영 감독의 개성이 잘 살아나는 대목이다. 다섯 빛깔의 사탕이 유리판에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 몸에 달라붙는 끈적임 등이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의 ‘뻥튀기 기계 정사 장면’과 함께 기묘한 섹슈얼리티를 발산해 컬트 팬들에게 사랑받는 대목이다. 지금도 활동중인 원로배우 윤여정이 주연으로 열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