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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가수 출신 연기자 ‘웃고 VS 울고’

등록 2009-09-28 08:26

‘시청률 뒷받침’ 대 ‘연기력 논란’
안방극장에 진출하는 가수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도 가수들이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최근에는 활발히 활동하거나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까지 앞다퉈 TV 드라마에서 연기로 데뷔하고 있다.

이들은 카메오나 단역이 아니라 주연급 발탁이 많아 전업 배우들보다 더 시선을 끌기도 한다. 이런 점에 주목해 내달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는 아예 아이돌 가수를 아이돌 역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연기력이 부족한 아이돌 가수가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탄탄한 이미지로 드라마 시청률 뒷받침 = 과거 가수 출신으로 연기에 도전했던 김창완, 신성우, 임창정 등은 가수로 다져진 탄탄한 이미지를 토대로 연기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아이돌 출신 가수들도 이처럼 무대 위의 좋은 이미지를 활용해 드라마에서 호평받는 경우가 많다. 2007년 방송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장여자 고은찬 역을 연기했던 윤은혜는 보이시한 매력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였던 그는 2006년 드라마 '궁'으로 연기 데뷔를 한 이후 점차 연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방송 중인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도 한 차례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회를 거듭하며 논란이 불식되고 있다.

'월드스타' 비(정지훈)도 좋은 평가를 받는 가수 출신 연기자다. 첫 음반으로 주목을 받고 나서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로 연기 데뷔한 비는 이후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풀하우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최근에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해 '닌자 어새신'을 촬영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SBS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는 초반 연기력 논란을 딛고 성공한 경우다. "1박2일의 인기를 업고 캐스팅됐다", "1박2일의 '허당'과 비슷하다"는 등의 지적을 초반에 받았지만, 이를 드라마 3-4회 만에 극복해냈다. 그는 지난 7월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설문조사에서도 비와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SS501의 김현중에 이어 '연기력이 돋보이는 가수 출신 남자 연기자' 3위를 차지했다.

MBC 아침드라마 '멈출 수 없어'에서 노수리 역으로 출연 중인 이지훈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가수 출신 연기자다. 지난해 6집을 내는 등 가수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는 2003년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너는 내 운명' 등 드라마와 '여선생 VS 여제자' 등 영화는 물론이고 '내 마음의 풍금', '젊음의 행진' 등 뮤지컬 무대까지 섭렵하며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기력 논란 부르며 시청자 외면 초래 = 이에 비해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 때문에 도마에 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도 많다. 가수로 다져진 인지도 덕분에 초반에는 화제를 모았다가도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외면당하는 것.

SBS의 '드림'에 출연 중인 손담비는 "뻣뻣하다",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는 평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처음부터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를 꿈꿨다고 밝힌 손담비는 오랫동안 연기 수업을 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게다가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MBC '선덕여왕'과 맞붙은 바람에 시청률도 시종 4% 안팎에 머물고 있다.

MBC의 '맨땅에 헤딩'에 출연하는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유노윤호(정윤호)도 연기에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한 상태다.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연기 수업도 받지 않고 나오는 것 같다", "팬인데도 손발이 오그라들어 보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등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첫회 7.2%(TNS미디어)로 시작했던 드라마 시청률이 점차 떨어져 24일에는 4.4%를 기록했다.

SBS '태양을 삼켜라'의 성유리도 연기력 논란에 자주 휩싸여왔다. 그룹 핑클 출신의 성유리는 2002년 SBS '나쁜 여자들'을 통해 연기에 데뷔해 '천년지애', '황태자의 첫사랑', '쾌도 홍길동' 등에 출연했지만, 그동안 출연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을 빚었다. 다행히도 '태양을 삼켜라'를 통해 조금씩 연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역시 그룹 핑클 출신인 이진은 MBC의 납량특집극 '혼'에서 선보인 연기가 부자연스러웠다는 지적이 많다. 핑클에 합류하기 전에 재연 배우로 활동했던 이진은 상당한 연기 경험이 있는데도 연기가 어색하며 캐릭터 전달력도 아쉽다는 게 시청자들의 평가다.

◇드라마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은 위험 = 전문가들은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에 공감하면서도 배우로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다는 의견이다.

문화평론가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는 "연예 활동은 문화콘텐츠의 일종이며, 문화콘텐츠의 본질은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며 가수의 연기 진출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탁 교수는 "연기자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중문화 활동도 엄연히 예술 작업인데 이를 기능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가수들의 드라마 진출이 드라마 마케팅 수단으로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드라마 완성도는 물론이고 연기자를 꿈꾸는 가수에게도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지적하고 "최근 방송사 탤런트 공채가 다시 부활하기는 했지만, 방송사들도 가수의 스타성에만 의존하며 배우 양성과 발굴에 소홀했던 점 등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가수들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제시했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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