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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다큐에 파고드는 배우들의 목소리

등록 2010-06-07 19:14수정 2010-06-07 21:19

처음으로 다큐 내레이션에 도전한 배우 김승우가 내레이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처음으로 다큐 내레이션에 도전한 배우 김승우가 내레이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내레이션 참여 부쩍 늘어
친근함 주지만 몰입 방해
5월1일 방송한 <엠비시 스페셜-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배우 고현정이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5월29일 <휴먼다큐 사랑-고마워요. 내 사랑>(문화방송)은 김승우가 내레이션하는 동영상을 홍보용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2~3년 사이 배우들을 다큐에서 목소리로 만나는 것이 보편화했다. 올해만 해도 배우 김남길이 문화방송 <아마존의 눈물>, 안성기가 교육방송 <한반도의 매머드> 내레이션을 맡았다. 18일 방송하는 문화방송 <휴먼다큐 사랑-크리스마스의 기적>은 김남주가 참여한다. 다큐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보다 많은 교육방송의 경우 연기자 내레이션이 더욱 많다. 올해 <한반도의 매머드>는 안성기가 했고, 고정 다큐멘터리프로그램 <다큐프라임>의 경우 배우 내레이션(신애라·박철민 등) 비율이 절반 가까이 이른다.

이처럼 배우 내레이션이 보편화하는 것은 다큐의 연성화·시청층 확대와 관련이 있다. 신뢰감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중견 남성 배우들이 주로 참여했던 초기와 달리 최근 들어 친근감이 더 중시되면서 다양한 연예인들이 기용되고 있다. 특히 과학 다큐처럼 내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배우들의 친근함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배우들이 감정 표현에 더 능수능란한 점도 배우들을 기용하는 이유다. 이현숙 피디는 “대본은 읽혀지는 시대에서 전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배우들은 내용에 따라 감정을 싣고, 때로는 감정을 빼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큐프라임> 이연규 피디도 “성우들 목소리는 실패할 확률은 없지만 한계치는 있다. 배우를 기용해 개성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다양화에도 좋다”고 말했다. 1급 성우보다 출연료가 두세 배에 이르지만 효과는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우들에 지나치게 의존해 다큐 자체의 작품성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 다큐멘터리 피디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좋다고 내레이션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레이션은 의사 전달이 첫번째인데 일부 배우들의 경우 내용과 목소리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내레이션은 목소리만으로 한 프로그램을 혼자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인데, 일부 배우들의 경우 이미지 관리에 좋을 듯해 출연에 쉽게 응했다가 감당하기 어려워 중간에 못하겠다고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내레이션에 맞는 목소리는?

안성기·최불암·문성근 등 적합
웅얼대면 전달력 떨어져 ‘실격’

배우들이 목소리만 좋다고 내레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듣기 거북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 제작진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다. 그다음이 전달력과 감정 표현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다큐도 내용 따라 배우 선정을 달리한다. 자연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내용과 궁합이 맞는 배우를 고른다. <한반도의 매머드>처럼 전설 같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에는 안성기가 제격으로 꼽힌다. 국민배우라는 이미지에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조용한 목소리가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흙> <잡초> 등 자연프로그램에는 <전원일기>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최불암을 선호한다. 또 사실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일 경우 인위적이거나 조작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한 문성근처럼 똑 부러지고 할말을 분명하게 하는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주로 찾는다.

반면 아무리 목소리가 좋아도 절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목소리가 좋아도 전달력이 떨어지는 경우다. 한 다큐멘터리 피디는 “이병헌, 이선균처럼 목소리가 좋아도 작게 말할 경우 웅얼웅얼하는 식으로 입안에 맴돌면 내레이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내레이션을 할 경우 실제 말투에 맞춰 수정도 거듭한다. 김시준 피디는 “성우들은 자기 톤이 있어 그걸 고치기 힘들지만 배우들은 맡은 캐릭터에 따라 다양한 연기를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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