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유영철 피해가족 다룬 ‘용서’ 일본서 상영

등록 2010-06-07 21:27

유영철 피해가족 다룬 ‘용서’ 일본서 상영
유영철 피해가족 다룬 ‘용서’ 일본서 상영
상처 치유기 담은 다큐 극장판
일 시민단체 ‘포럼 90’서 초청
티브이 다큐멘터리가 스크린에 올려지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됐다. 문화방송의 자연다큐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등 ‘눈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예상을 넘는 인기를 누렸던 <워낭소리>도 원래 텔레비전 다큐로 기획됐던 작품이다. 눈물 시리즈보다 앞서 국내 상영관에 올랐던 에스비에스 다큐 <용서>(연출 조욱희 피디)도 있다. <용서>는 이번에 국외로 수출되어 일본 극장에 진출했다.

<용서>는 2008년 유영철 살인사건의 피해 가족들이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같은 해 말엔 국내 상영관에 극장판이 개봉했다. 티브이에 다 못 담은 잔잔한 감동에 호평이 이어졌고, 일본 진출까지 추진됐다. 지난해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로 꾸려진 시민단체 `포럼 90’이 일본 상영을 요청했고, 이번에 드디어 성사됐다.

10~11일 연출자 조욱희 피디와 사형제 폐지 운동에 적극 나서온 소설가 공지영씨가 일본에서 두차례의 강연회를 열고, 12일 도쿄 시고토센터에서 시사회가 열린다.

<용서>에 나오는 고정원씨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4대 독자인 아들을 잃었다. 그런데도 그는 원수에게 용서를 베풀었다. 용서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두 딸은 아버지의 용서를 이해하지 못했고, 아버지로부터 멀어졌다. 그래도 그는 용서를 결심한 뒤 다시 살아갈 의지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열리는 살인피해 유가족을 위한 ‘희망여행’ 캠프에 참여한 뒤 ‘당신을 용서하겠노라’는 편지를 유영철에게 보냈다. 유영철은 그의 용서를 거절하지만 고씨는 유영철을 찾아갔다.

살인마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배덕환·김기은씨 부부는 어렵사리 얻은 외동딸을 딸의 남자친구에게 잃었다. 6년을 사귀고 헤어진 남자친구는 딸을 죽이고 자신도 투신해 목숨을 버렸다. 그런데도 부부는 매일 딸과 딸의 남자친구를 위해 기도한다.

일본 지식인들은 왜 이 다큐멘터리 상영을 요청했을까? 조욱희 피디는 “잘못하면 할복을 요구하는 문화를 가진 일본의 지식인들이 사실상 사형을 오랫동안 집행하지 않아 사형제를 폐지한 셈인 한국의 문화를 배워보자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피해자들의 심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형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에스비에스는 이번 <용서>의 일본 극장 수입과 디브이디(DVD) 판매 수입 등을 모두 범죄 피해자 돕기와 사형제 폐지 운동 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상영 때 배우 김혜수씨가 내레이션 출연료를 전액 기부한 것처럼, 이번 일본 극장판 <용서>의 내레이션을 맡은 50대 일본 대표 여배우 다케시타 게이코도 무료로 출연했다. <용서>는 일본 곳곳의 시민모임 등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