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김제동
문화방송 ‘7일간의 기적’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사이 이승엽의 티셔츠는 용달차가 된다.
문화방송 〈7일간의 기적〉(목 오후 6시50분)은 진행자 김제동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기적원정대가 1주일간 물물교환으로 의뢰자가 필요한 물건을 바꾸어 주는 기부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의 한 대학생이 빨간 클립으로 물물교환을 계속해 결국 집을 얻었다는 해외 토픽 기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자체발광〉에서 한 꼭지로 선보였다가 아예 독립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3회를 방송한 〈7일간의 기적〉은 시청률은 4.9%(티엔엠에스 집계)로 높지 않지만 내가 갖고 있던 작은 물건이 결국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과정을 사연과 체험 형식으로 풀어내어 감동과 재미를 준다.
기부 프로그램의 고정관념 깨다
기존 기부 프로그램들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의 어려운 사연을 구구절절 들려주며 동정심을 자극해 모은 돈을 전달하는 형식이었다면, <7일간의 기적>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사는 이들의 ‘노력’을 조명하면서 이들이 생업에 보탬을 주는 방식으로 다가간다. 1회에서 공공근로를 하며 혼자서 세 아이를 키우는 김학용씨가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용달차를 마련해줬고, 2회에선 할머니와 혼자 사는 빙상 꿈나무가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훈련용 자전거를 선물했다.
이승엽 티셔츠가 차로 탈바꿈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선물’ 줘 프로그램은 진행자나 제작진이 가지고 있던 작은 물건에서 시작한다. 1회에선 김제동이 내놓은 야구선수 이승엽이 입었던 티셔츠, 2회에선 기증받은 쇼트트랙 이승훈 선수의 운동복으로 1주일 동안 계속 물물교환해나갔다. 조금씩 더 비싸고 좋은 물건으로 바뀌어가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바꾼다는 점에서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행을 벗어난다. 채환규 책임피디는 “지금껏 기부 프로그램들이 주로 돈을 주는 일방적인 형태였지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동등하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면서 커지는 감동
물건을 바꾸게 되는 이들도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된다. 교환 여행에서 만난 이들의 사연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보여주는 점이야말로 기존 기부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다. 자기 물건을 주고 캠코더를 받은 아주머니는 “처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게 됐다”며 좋아하고, 커피자판기를 받고 한복을 준 아주머니는 50년째 한복을 지으며 5남매를 키운 사연을 들려준다. 동시에 작은 물건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지면서 더욱 가치가 커진다. 이렇게 여러 차례 바뀌고 바뀐 물건에 얽힌 사연이 마지막 받는 사람에게 편지로 전해진다.
자선보다 호혜로 ‘마음 나눔’
일반인 참여 ‘교환여행’ 눈길 진행자 김제동의 비중을 줄이고 대학생 등 일반인 참가자를 투입해 체험을 강조한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원정대는 순천, 남해 등 지역을 정해주면 그 안에서 제작진 도움 없이 떠돌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직접 물물교환을 신청해야 한다. 좀더 효율적으로 물건을 바꾸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전략도 필수. 가령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이면 야구부를 찾아가고, 모시 한복을 얻으면 도자기 연구소를 찾아가는 식이다. 이들은 숙박비 대신 마늘을 까고 밥도 하며 몰랐던 세상을 경험한다. 판매원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문전박대도 당하면서 물물교환에 성공하면서 참가자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됐다. 1회에 출연한 이형숙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더 마음을 열게 됐고 방송이 끝난 지금도 어떤 것을 기부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2회 출연자 엄병렬씨도 “학교에서 기부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기부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초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한 <7일간의 기적>에 던져진 숙제는 오히려 감동보다도 변화다. 결국 물물교환에 성공할 것이란 예측 가능한 구성을 어떻게 피해가며 꼼꼼한 재미를 넣느냐가 승부처로 보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7일간의 기적’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선물’ 줘 프로그램은 진행자나 제작진이 가지고 있던 작은 물건에서 시작한다. 1회에선 김제동이 내놓은 야구선수 이승엽이 입었던 티셔츠, 2회에선 기증받은 쇼트트랙 이승훈 선수의 운동복으로 1주일 동안 계속 물물교환해나갔다. 조금씩 더 비싸고 좋은 물건으로 바뀌어가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바꾼다는 점에서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행을 벗어난다. 채환규 책임피디는 “지금껏 기부 프로그램들이 주로 돈을 주는 일방적인 형태였지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동등하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7일간의 기적’
일반인 참여 ‘교환여행’ 눈길 진행자 김제동의 비중을 줄이고 대학생 등 일반인 참가자를 투입해 체험을 강조한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원정대는 순천, 남해 등 지역을 정해주면 그 안에서 제작진 도움 없이 떠돌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직접 물물교환을 신청해야 한다. 좀더 효율적으로 물건을 바꾸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전략도 필수. 가령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이면 야구부를 찾아가고, 모시 한복을 얻으면 도자기 연구소를 찾아가는 식이다. 이들은 숙박비 대신 마늘을 까고 밥도 하며 몰랐던 세상을 경험한다. 판매원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문전박대도 당하면서 물물교환에 성공하면서 참가자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됐다. 1회에 출연한 이형숙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더 마음을 열게 됐고 방송이 끝난 지금도 어떤 것을 기부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2회 출연자 엄병렬씨도 “학교에서 기부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기부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초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한 <7일간의 기적>에 던져진 숙제는 오히려 감동보다도 변화다. 결국 물물교환에 성공할 것이란 예측 가능한 구성을 어떻게 피해가며 꼼꼼한 재미를 넣느냐가 승부처로 보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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