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순검3’ 배우 성지루·이두일
순검·검시관역 맡아 내공 대결
순검·검시관역 맡아 내공 대결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로 재미를 더한 대표적인 두 배우가 한 드라마에 나란히 출연한다.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성지루(42·왼쪽 사진)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지만 존재감이 뚜렷한 이두일(46·오른쪽)이다. 이들은 오는 4일 첫 방송하는 수사 사극 <별순검 시즌3>(엠비시 드라마넷·토 밤 11시)에서 각각 순검 최도곤과 검시관 박충옥 역으로 연기 경쟁을 펼친다.
두 사람은 연기 스타일은 다르지만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느낌은 비슷하다. 성지루는 영화 <나비> <바람난 가족>에서 야비한 인물로, <과속스캔들>(2008)에서는 평범한 동네 형으로 나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제 옷을 입은 듯 변신했다. 사투리나 능글거리는 행동, 히죽거리는 표정 등으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두일은 <안녕 프란체스카> <별을 따다 줘>처럼 성실하고 평범한 소시민을 연기하면서 조용히 작품의 완성도에 한몫했다. 굵은 목소리와 우직한 외모에서 불현듯 튀어나오는 애교가 웃음을 유발한다.
<별순검 3>에서도 성지루는 구성진 사투리와 특유의 코믹함을, 이두일은 빠른 직관력과 냉철한 판단력이 있지만 가끔 진지한 표정으로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괴짜 같은 모습을 선보인다. <별순검 3>의 김미숙 피디는 “성지루는 동네 이장님처럼 편안하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모두 잘 다스리고, 이두일은 얌전해 보이지만 엉뚱한 부분이 많고 유머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영화와 연극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며 내공을 쌓았지만, 아직도 배고프다는 듯 연기 욕심도 비슷하다. 성지루는 “연극에서는 왕이나 신하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사극 연기를 경험했지만 드라마에서 사극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두일도 “지금껏 해보지 못한 역할이고 너무 좋아하는 성지루가 나와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연기 대결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서 이재은을 놓고 삼각관계도 펼친다. 이재은은 극중 이두일이 연기하는 충옥의 매력을 묻자 “외모 보고 좋아했을 리는 없고 성실함과 우직함에 반한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충옥이는 나이 차가 많이 나니까 날 품기에 너무 미안해한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며 성지루를 가리켰다. 두사람은 똑같이 수줍어했다.
조용한 듯 앉아 있다 질문이 쏟아지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유머부터 던지는 말투도 비슷하다. 성지루는 극중에서는 어리게 설정된 것에 대해 “동안의 비결은 이마 차이”라며 툭 던지듯 내뱉었고, 이두일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재은과 부부로 나오는 것에 대해 “내가 여복이 좀 있다”며 역시나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듣고 있던 기자들은 자지러졌지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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