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1400년만에 환생한 ‘사비성 프로젝트’

등록 2010-09-09 18:10

1400년만에 환생한 ‘사비성 프로젝트’
1400년만에 환생한 ‘사비성 프로젝트’
교육방송 3부작 역사다큐
고대 계획도시 전체 첫 복원
‘글로벌 국가’ 백제 재조명
“성황 16년 봄, 백제는 사비로 천도하고 국호를 남부여로 하였다.” 사비 천도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 불과 한 줄로 남아있다. 학자들은 백제가 조명받지 못한 이유를 이 부실한 기록에서 찾는다.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에 이어 최근 유물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우리가 몰랐던 백제의 참모습을 조명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방송이 오는 13일부터 사흘간 방송하는 3부작 다큐멘터리 <사비성 사라진 미래 도시>(밤 9시50분)는 최근 발굴된 유물을 거름 삼아 1400년 전 백제 사비성의 탄생과정을 복원해 백제를 들여다보는 국내 최초의 시도로 주목받는다.

삼천 궁녀와 의자왕으로 기억되는 백제를 ‘글로벌 국가’ 이미지로 바꾸는 게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이다. 백제 웅진의 마지막 군주인 백제 성황이 ‘글로벌 강국’의 비전을 갖고 새 도시를 건설해 백제의 최전성기를 일궈낸 과정을 그린다. 신분에 따라 주거지역과 도로, 배수로 등을 바둑판처럼 정연하게 구획한 도시가 6세기 전반에 등장한 것을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도성사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내다본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를 위해 한국 방송 사상 처음으로 고대 도시인 사비성 전체를 복원했다는 것이다. 지금 부여에는 왕궁터 추정지, 나성 일부 구간, 부소산성 일부 그리고 도로와 수로 등 과거 사비성의 존재를 증명하는 몇 가지 유적만 보존되어 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사비왕궁, 바둑판식 시가지, 민가와 귀족사택까지 빚어냈다.

사비성은 사람이 살지 않은 습지를 개간한 대규모 새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프로그램은 사비 천도 공사 규모를 백제 성왕이 즉위한 523년에서 수도를 옮긴 538년까지 최소 15년에 연인원 200만명에 이르는 대역사였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교육방송 쪽은 “6개월간 전문가 13명의 고증을 거쳤다”며 “역사 도시 전체에 대한 복원은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의 시도”라고 말했다.

여느 다큐멘터리처럼 역사의 고증에만 집중하지 않고 비주얼 쾌감도 잘 살렸다. 다큐멘터리 최초로 해상도와 색감이 좋고 고속촬영이 뛰어난 레드원 카메라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그래픽 기술을 동원했다. 수백만명이 동원된 천도공사는 블루스크린을 동원한 합성기술로 현실에 가깝게 재현했다.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곳곳에 심어 둔 점도 드라마를 보듯 흥미를 유발한다. 1부, 2부는 사비 천도를 확정 짓고 도시를 계획하여 완성해 천도하는 이야기가 전·후반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3부에선 1500년 전 사비땅이 실제로 습지였는지, 시가지는 어느 정도 정교하게 구성되었는지 등 사비성 건설의 다양한 공법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심층 취재를 통해 증명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