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시청률 50% 넘기며 종영
권선징악 코드로 감성 자극
권선징악 코드로 감성 자극
악행을 일삼던 한승재(정성모)가 구속되고 구마준(주원)이 잘못을 뉘우쳤다. 서인숙(전인화)은 지쳤다며 백기를 들었다. 김탁구는 결국 역경을 딛고 행복을 찾았다.
권선징악의 힘은 강했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50%를 넘기며 16일 막을 내렸다. 시청률 조사기관 티엔엠에스에 따르면 <제빵왕 김탁구>는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50.8%를 기록했다. 2007년 <주몽>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전체 평균 시청률은 38.7%로 나타났다.
2000년대 들어 시청률 50%를 넘긴 드라마는 <야인시대> <내 이름은 김삼순> 등 모두 8편뿐. 대부분 긍정적이고 착한 주인공이 성공하는 공통점이 있다. <제빵왕 김탁구>도 권선징악의 법칙을 잘 활용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모았다. 나쁜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에 대한 반작용 때문인지 착한 사람의 성공 이야기가 시청자의 감성을 건드린 측면이 있다.
제빵회사 회장의 서자로 태어난 김탁구는 엄마와 생이별하고, 눈이 머는 등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도 꿈을 이뤘다. 대중문화평론가 차우진씨는 “옛날 만화처럼 순수하고 착한 탁구가 고생 끝에 복을 받는다는 내용이 중장년층에게 감동과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제빵왕 김탁구>는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장난스런 키스>가 젊은 감각에 맞춰 판타지 등을 버무린 것과 달리 고전적인 이야기에 충실했고, 원수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난무하는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화해를 이끌어내는 김탁구란 캐릭터를 선보인 점이 두드러진다.
신인들과 중견 배우들의 조화도 돋보였다. <내 이름은 구미호>와 <장난스런 키스>가 스타 배우에 기대어 내용 없이 에피소드만 나열하는 것과 달리 윤시윤, 주원 등 신인을 과감하게 기용해 신선함을 주고 여기에 전광렬과 정성모, 전인화, 장항선 등 중견 배우들이 힘있는 연기로 짜임새를 높였다. 특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리스> 등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주원은 첫 드라마 출연에 홈런을 날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하지만 불륜과 폭력, 납치 등이 빈번하게 등장해 막장 논란까지 극복하진 못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아들의 외도를 눈감아주는 데 이어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자기도 맞바람을 피우는 설정 등이 비판받기도 했다. 마지막회에서도 한승재가 김탁구를 납치해 죽이려고 건물 옥상에서 미는 장면 등 폭력적이고 위험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한국방송 홍보팀 관계자는 “<제빵왕 김탁구>의 수익은 <추노>(500억원대)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9일 1회부터 종영까지 광고수익만 140억원대로 알려진다. 이 드라마의 본방송 광고수익은 회당 3억4천만원 정도로, 15초에 광고가 28개 정도 붙는다. 또 이미 일본·중국·홍콩·대만·캄보디아·말레이시아·타이 등 아시아 11개국에 판매됐고, 김탁구 빵까지 나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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