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 살인자 양산하는 전쟁의 본질
올해 칸 영화제에 <몽펭시에의 공주>로 초청받은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1996년 작품. 1934년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을 수상한 로제 베르셀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18년 9월 불가리아. 죄수로 구성된 50여명의 비정규군 부대와 그들을 이끄는 코낭은 ‘참호 청소부’라는 별명에 걸맞게 칼을 주 무기로 삼아 게릴라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의 겁 없는 활약 덕분에 프랑스군은 소콜산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머지않아 종전이 선포되지만 코낭과 대원들은 평화로운 휴식이 주는 무료함, 그리고 삶의 목적이 실종된 듯한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살인과 약탈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인간을 너무도 쉽게, 무심히 야만적 살인자로 만드는 전쟁의 본질을 재확인시키는 타베르니에 감독의 반전의식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1996년 프랑스 세자르 감독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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