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국가 브랜드로 키우자”
‘역사스페셜’등 한글날 특집방송
다각적이고 과학적 분석 돋보여
다각적이고 과학적 분석 돋보여
올해 한글날 특집 프로그램은 한글을 여러모로 분석해 친근하고 전문적인 국가 브랜드로 만들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조 과정과 한글의 위상만 부각하던 지난해에서 발전한 양상이다.
문화방송 <한글, 날아오르다>(9일 오전 8시45분·사진)는 세계 속 한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한글을 국가브랜드로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미디어는 ‘아이티 강국 한국’ 등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이 드높다고 자부하지만 실제로 세계인들을 만나보니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김치를 보여 주자 한 외국인은 “일본식이냐?”라고 묻고, 한복 사진을 보고는 “중국 문화냐?”라고 되묻는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하면 떠오르는 가장 많은 대답도 ‘분단국가’였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이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 필요하며, 한국만의 독특한 발명인 ‘한글’이야 말로 얼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영국문화원장 롤런드 데이비스, 미국 대사 캐슬린 스티븐스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 2010년 대한민국의 오늘과 한글의 가치를 제3자의 시선으로 들어 본다.
한글은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담은 단순한 의사 소통의 도구가 아닌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우수한 문자이라는 게 제작자의 판단이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 <역사스페셜>(9일 저녁 8시)은 알파벳 계열, 한자 계열 등 어떤 문자 계보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훈민정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국가브랜드로 한글의 타당성을 이야기한다.
한글을 부족어로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의 바우바우시가 한글을 선택한 이유는 유일하게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문자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사람의 발음기관에서 나는 소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같은 성질의 소리는 비슷한 생김새를 갖도록 만들었다. 제작진은 이례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발음기관과 훈민정음의 연관성, 훈민정음의 소리 표현력을 실험했더니,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같은 성질의 소리는 같은 모양으로 만든 600년 전의 놀라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초성, 중성, 종성의 삼분법과 이어쓰기에 종성이 초성으로 넘어가는 현상 등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인터넷 용어 등 은어와 속어가 남발하는 요즘 사회에 누구보다 한글을 제대로 알아야 할 이들은 청소년들이다. 국가브랜드의 기본은 한글을 영어보다 더 친근하게 느끼고 우리부터 제대로 알고 써야 하는 것이다. 10일 <꽃다발>(MBC 오후 4시10분)에서는 10대가 포함된 걸그룹 포미닛, 시크릿 등 멤버들에게 한글 기본 맞춤법과 한글 상식을 묻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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