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
7년 만에 라디오 진행 맡은 윤도현
“친구 집에 놀러간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할 생각입니다.”
가수 윤도현이 7년 만에 문화방송 라디오 <두 시의 데이트>(91.9㎒ 매일 오후 2시)로 돌아온다. 오는 18일부터 개그맨 박명수를 이어 마이크를 잡는다. 윤도현은 지난 2000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약 3년 동안 <두 시의 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결혼 발표도 <두 시의 데이트>에서 했는데 아빠가 되어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어렵게 결정했다”고 부담감도 털어놨다. “단번에 너무 좋아서 수락한 것은 아니에요. 라디오 디제이 경험이 있고 라디오에 애정도 많지만 섣불리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지나고 나서 느꼈어요. 결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같은 프로그램으로 돌아온 것이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그래도 “첫 곡은 예전 <두 시의 데이트>에서 많이 틀었던 크래시의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로 이미 결정했다”는 등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973년 첫 방송한 <두 시의 데이트>는 팝 음악이 중심인 음악전문 프로그램이었다. 최근에는 정선희, 박명수 등 개그맨들이 진행하면서 입담을 가미한 재미 위주로 방향을 틀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윤도현은 과거처럼 음악적인 색깔을 더 칠할 생각이라고 한다. 이미 제작진에게 지상파 티브이에서는 접하기 힘든 인디밴드 등을 출연시켜 라이브로 음악을 소개하는 꼭지를 제안했고, 와이비 멤버들이 고정 출연하는 음악 꼭지도 논의 중이다.
그는 “요즘 라디오는 낮시간대에 노래를 제대로 틀어주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예전 <두 시의 데이트>처럼 음악도 많이 들려드리고 라디오의 정통을 다시 한 번 살려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면서 “고리타분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음악적 다양성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음악처럼 라디오에서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방송 라디오는 18일부터 소폭 개편한다. <푸른 밤>(밤 12~2시)은 아나운서 문지애에 이어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 정엽이,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매일 밤 10시)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가, <문화야 놀자>(일 오전 11시)는 영화기자 이동진이, <보고 싶은 밤>(매일 오전 2시)은 아나운서 구은영이 진행한다. ‘삼국지’ 등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오디오 드라마 <배한성·배칠수의 고전 열전>(월~토 오전 11시45분)도 신설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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