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최고의 사랑’ 독고진역 차승원
로맨틱 코미디는 덜 자란 남자들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재벌 2세에 톱스타까지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이 완벽한 그들도 한가지씩 ‘결함’을 갖고 산다. 현빈은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는 운전을 못하더니 <시크릿 가든>에선 폐소공포증으로 엘리베이터를 못 탔다. 그런 그들이 여자 주인공을 만나 위로받으며 트라우마를 벗고 ‘완벽한 남자’가 된다. 문화방송 <최고의 사랑>의 톱스타 독고진(차승원)도 그렇다. 그는 “나 독고진이야~”라며 자신의 인기를 과시하고 잘난 척하지만 과거 어떤 사연으로 심장 수술을 한 뒤 인공심장을 달고 다닌다. 늘 심장박동수를 검사하며 산다. 최근 화제를 모으는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을 연기하는 배우 차승원을 19일 밤 전화로 만났다.
-<최고의 사랑>이 사랑받는 이유는?
“대본이 좋고 두 번째는 효진(공효진)과 호흡이 잘 맞는다. 효진은 일상생활처럼 자연스러운 리얼리티 연기를 추구하고 나는 테크니컬한 연기를 하는데 서로 다른 스타일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이 갖춰야 할 조건은 뭘까?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도 흐름이 있다. 예전에는 신사적이고 순한 남자들이 강세였다면 요즘은 대부분 ‘나쁜 남자’들이다. 그런데 독고진은 지금까지 나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하고는 다르다. 웃기면서 멋있는 사람이다. 재미있고 때론 아이처럼 개구쟁이인데 한편으로는 로맨틱한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다.”
-“내 팬티 내놔”라며 애정에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화제였다. 연기할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나?
“로맨틱 코미디인데다 만화적인 요소도 많고 독고진도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있어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웃음 코드가 과하면 얼굴이 찌푸려지고, 멜로가 과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니까. 한 장면에서 기분이나 표정 등이 180도 달라질 때가 있다. 쉽게 말해 주연과 조연의 중간 정도의 연기를 하려고 한다.”
-최고의 톱스타 독고진은 왜 비호감 가수 구애정에게 반할까?
“처음엔 연민 아니었을까. 애정이 뭔가를 열심히 하려는 사람임을 알고 자기도 모르게 동정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을 갖다 보니 그 사람의 장점이 보인 것이다. 장점을 보다 보면 여자로 보이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거니까. 처음에는 너무 싫었는데 몇 번 만나다 보니 나쁜 아이 같지는 않고 또 열심히 성심성의껏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마음이 흔들린 것 아닐까.”
-실제로 구애정을 만난다면?
“좋아할 것 같다.(웃음)”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어떤 느낌을 줘야 할까?
“드라마를 보며 설레게 해야 한다. 특히 남자들이 보면서 ‘여자들이 저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해줘야겠다’ 생각하게 해줘야 한다. 나도 이 드라마를 하면서 많이 배운다. 나이트클럽 앞에 주차된 차에서 잠든 애정이 유리창에 기대는데, 그걸 독고진이 밖에서 보다가 마치 애정의 얼굴을 받쳐주는 것처럼 유리창에 손을 대잖아. 그 장면을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걸 보고, 하나 배웠다.(웃음)”
-실제로는?
“안 한다.(웃음)”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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