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하는 영화 <퀵>
이민기·김인권 등 다시 뭉쳐
실감나는 폭발 등 100억 투자
실감나는 폭발 등 100억 투자
“달리고 터지고 웃긴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퀵>의 조범구 감독은 짧고 리드미컬한 문장으로 영화를 표현했다. 감독의 말만큼이나 <퀵>은 화끈하고 단순한 영화다. 폭주족 청소년 출신의 퀵서비스 배달원 한기수(이민기)는 자신이 “도대체 뭘 잘못했는지” 짐작도 못한 채 의문의 남자의 전화 지시에 따라 폭탄을 배달한다. 학창 시절 연인이자, 지금은 아이돌 그룹 멤버 ‘아롬’으로 변신한 지춘심(강예원)을 뒤에 태운 채다. 지춘심의 헬멧에는 폭탄이 장착된 상태. 30분 안에 배달을 완료하란 협박 속에 긴박하게 벌어지는 기수와 아롬의 황당한 레이스가 영화의 주 내용이다. 영화의 출발점이기도 한, 폭파범이 한기수를 택한 이유가 영화 후반부 갑자기 드러나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이유’를 찾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비우고, 시속 300㎞로 달리는 오토바이의 속도감과 시종 터지는 폭발 장면의 에너지, 자동차 추돌 장면의 파괴력을 즐기는 게 <퀵>의 바람직한 감상법.
100억원 넘는 예산이 들어간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 <퀵>은 2009년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사단이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다. <해운대> 개봉 전인 2008년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빠르게 달리고 질주하는 영화를 만들어보자’며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윤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뚝방전설>(2006)의 조범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퀵>은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등 출연 배우들이 <해운대>와 겹치는 것은 물론, 화끈한 액션과 관객을 웃기는 방식도 <해운대>와 쏙 닮은 영화다. <해운대>의 일부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캐스팅해 만든 <해운대>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폭주족 출신 교통경찰 명식 역의 배우 김인권도 “<해운대>의 동춘이가 서울로 와서 경찰이 됐다는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말할 정도니까. 이민기는 이번에도 무뚝뚝한 듯 귀여운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는데, 본인은 “서울에서 몇년 산 청년의 사투리”를 내면서 <해운대>의 모습과 차별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영화는 강남역, 강변북로, 서울역, 명동 등 서울 곳곳과 영종도 해안도로, 인천공항철도 옆 도로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됐다. 실감나는 액션을 위해 파손된 차량만 자동차, 오토바이 등 100여대나 된다. 자동차 2, 3대가 연속으로 폭파되는 장면을 위해 운전자 없이 실제 자동차를 무선으로 조종하는 장비를 외국에서 공수해 오기도 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제이케이(JK)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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