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안 편성확정 방침정해
‘5부작→3부작’ 축소 검토중
‘5부작→3부작’ 축소 검토중
‘이승만 특집’(<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승만 편>) 방송을 한 차례 연기한 <한국방송>(KBS)이 이달 말까지 방송 일정을 확정해 다음달 안에는 방송을 내보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16일 이승만 특집 편성과 관련해 “이승만 특집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감안해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편집본 시사를 준비하는 등 제작 일정이 생각보다 길어졌다”며 “자문위의 편집본 시사와 이에 따른 최종 편집을 포함한 모든 제작 일정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는 방송 일정을 확정해 다음달에는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이와 함께 애초 5부작으로 기획된 이승만 특집을 3부작 정도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조인석 다큐멘터리국장은 “이승만 특집을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시리즈의 하나로 볼 때, 개별 다큐멘터리마다 5편씩 내보내는 것은 조금 길다는 것이 나를 포함한 제작진 일부의 의견”이라며 “아직 이승만 특집의 후속작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예컨대 이승만 전 대통령만 5편으로 다루고 다른 인물은 3편으로 다룬다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국장은 “일단 제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이 방송 횟수를 줄여서라도 이승만 특집을 곧 방영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98개 독립운동단체 및 언론·시민단체가 모인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승만 특집 연기가 아닌 방송 중단, 그리고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의 퇴진을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이겠다고 맞섰다. 비대위는 광복절인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한국방송의 친일·독재 찬양 행각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김인규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범국민적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도 사쪽의 이승만 특집 방송 강행 입장에 반발했다. 엄경철 새노조 위원장은 “애초 광복절에 내보내려 기획한 5부작 이승만 특집을 광복절에 내보내지 못하고 뒤늦게 3부작으로 줄여 방영한다는 것은 사쪽 스스로 이 기획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이야기”라며 “우리 사회의 폭넓은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다큐멘터리였다면 광복절에 내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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