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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출연자의 잇단 원성…‘악마의 덫’에 걸린 슈스케3?

등록 2011-09-19 16:02수정 2011-09-19 16:08

슈퍼스타K3
슈퍼스타K3
케이블 시청률 12.7% 뒤 ‘악의적 편집’ 논란
예리밴드 리더 “편집왜곡 탓에 난 인간말종됐다”
캐릭터 부여 위한 짜깁기 잡음도 계속 이어져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연출자의 편집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프로그램 케이블·위성 음악전문채널 엠넷이 방송중인 오디션 프로그램<슈퍼스타 케이3>이 방송가의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16일 5회째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비지상파방송으로는 놀라운 12.7%(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매주 화제를 부르고 있지만 지난해와 달리 음악외적인 면에서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최종 예선 격인 ‘슈퍼위크’에 진출한 예리밴드의 리더 한승오씨는 18일 밤 밴드의 인터넷 팬카페와 트위터를 통해 제작진의 편집 왜곡을 참을 수 없다며 전날 톱10 합숙소에서 무단 이탈했다고 밝힘에 따라 제작진의 편집 권한이 도마위에 올랐다.

한씨는 “‘슈스케’는 ‘악마의 편집’ ‘막장 방송’이라는 수식어들을 스스로 훈장처럼 달고 다니며 ‘조작’을 ‘편집기술’로 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저는 40세의 늙은 나이로 다른 경연자들을 윽박지르며 누구와도 협력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 차리는 인간 말종이 돼있었고 저희 밴드는 울랄라 세션에 붙어 기생하는 거지같은 팀이 돼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악역이 필요한 예능방송이라고는 해도 이런 조작을 통해서 한 밴드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권리까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엠넷과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해당 영상의 원본 공개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엠넷쪽은 18일 밤 “예리밴드가 숙소를 무단이탈한 것은 맞다”면서 원본 테이프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편집왜곡이나 조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본테이프를 보면 왜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사자의 의도와 달리 해석될 부분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연자에게 특정 이미지를 강조해서 짜깁기 편집을 펼쳐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작진에게 허용된 편집권한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또 다른 ‘슈퍼위크’ 참가자인 김소영씨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연습 중 잠깐 바람 쐬러 나갔던 게 방송에서는 무단이탈처럼 나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씨는 또 “(피디가) 안 좋은 말들을 서로의 입에서 나오게 유도심문한 것도 참가자 전원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저 좋은 음악하겠다는 생각만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저희들한테 꼭 그렇게까지 비참하게 하셔야만 했나”라고 적었다.

또한 슈퍼스타 케이 2 우승자인 허각의 지인으로 알려진 신지수는 다른 팀과 협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인물로 편집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슈퍼스타 케이 2에서 김그림처럼 악역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앞서 예선전에선 탈락한 한 여성출연자가 기물을 부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특히 이 여성출연자는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제작진이 시켜서 했다”고 주장했다가 글을 삭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실 슈퍼스타 케이 3의 문제는 편집권 논란뿐이 아니다. 개성이 다른 팀이나 개인을 한팀으로 묶어서 미션곡을 수행하게 하는 과정이 무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엠넷 관계자는 “참가팀 중에는 학원에서 오디션을 대비해서 트레이닝을 받은 경우가 많아 순발력과 재능을 파악하기 위해 협연과정을 집어 넣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록밴드인 예리 밴드와 힙합 그룹인 울랄라 세션을 한팀으로 묶어서 미션곡을 수행하라는 주문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홍대 등에서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은 밴드와 그룹이어서 굳이 협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심사위원들이 충분히 재능과 순발력을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10살짜리 초등학생인 신예림은 제한된 미션곡 수행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집에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해 ‘아동학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엠넷 관계자는 “슈퍼스타 케이 1 때부터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를 동반시켜 미션곡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에게 지나치다면 이 부분은 앞으로 제작에 참고로 하겠다”고 밝혔다.

허각, 김지수, 장재인, 존박 등 불우한 환경에 있는 재능있는 신인들이 역경을 딛고 자신의 실력을 펼치는 슈퍼스타 케이 2는 그 자체가 신선한 충격을 주어 케이블·위성방송으로서는 20%에 가까운 사상초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상파에서는 주목하지 않는 실력있는 인재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승부를 겨루는 장면을 비지상파 방송에서 제작한 것도 방송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낳았다.

그런 점에서 편집에 집착하는 제작진의 모습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지난해 슈퍼스타 케이 2에서 김그림처럼 악역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비지상파 방송이 같은 시간대의 경쟁프로그램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서는 ‘악마의 편집’과 같은 플러스 알파가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선될 경우 음악을 통한 경쟁과 실력있는 인재발굴이라는 프로그램 본인의 기획의도가 퇴색할 수 있다.

슈퍼스타 케이3의 편집은 슈퍼위크 이전 예선전에서 합격자를 탈락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정도의 반전까지만 그쳤다면 좋았을 뻔했다. 악마의 편집이니 하는 유혹에 제작진 스스로 도취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과도한 편집이 아니어도 출연자의 실력이 쟁쟁하므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 않은가?

사실 과도한 편집은 슈퍼스타 케이뿐 아니라 기존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도 마찬가지이다. 출연 가수들을 과도하게 긴장감에 몰아넣거나 노래가 시작됐는데도 중간중간 개그맨들의 반응이나 출연가수들의 소감이나 노래의 포인트 설명을 집어넣어 음악감상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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