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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드라마스페셜’ TV단막극은 안된다는 편견 깼다

등록 2011-11-21 20:15수정 2011-11-23 10:14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한 단막극 프로그램인 <드라마스페셜>(한국방송2)은 실험적인 시도와 작품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마지막 후뢰시맨>, <늦어서 미안해>,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  한국방송 제공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한 단막극 프로그램인 <드라마스페셜>(한국방송2)은 실험적인 시도와 작품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마지막 후뢰시맨>, <늦어서 미안해>,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 한국방송 제공
KBS ‘…시티’ 개명·작년 부활
신인 연기자·작가 등용문 역할
실험성+대중성 ‘시즌2’ 안착
“좋은 편성 시간대 등 지원필요”
내년에도 ‘시즌3’ 이어갈 예정
2008년 4월 <한국방송>(KBS) 봄철 개편과 함께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남아 있던 단막극 공간 <드라마시티>가 폐지되자 함영훈·전산 피디를 주축으로 드라마 피디들은 자체적으로 ‘단막극 부활’팀을 구성했다.

“단막극을 되살려주세요.”(피디들) “수익보다 비용이 더 들잖아.”(경영진)

단막 보고서를 작성해 경영진을 찾아가 설득하기를 2년여. 지난해 5월15일 <드라마시티>의 다른 이름 <드라마스페셜>은 그렇게 힘겹게 탄생했다.

<드라마스페셜>(일 밤 11시30분)은 단막극 시즌제와 연작드라마를 혼합한 형식으로 방영돼 왔다. 지난해 5~11월 ‘시즌1’ 기간 동안 단막극 24편을 방영한 뒤, 다시 6개월 동안 2·4부작에서 8부작까지 연작물을 내보냈다. 올 6월부터 시작한 시즌2에서는 이달 27일까지 단막 23편을 내보낸다. 시즌3은 내년 6월께 시작할 예정이다. <드라마스페셜>의 성과와 숙제를 짚었다.

■ 성과 미니시리즈 <고맙습니다>의 이경희 작가, 일일극 <보고 또 보고>의 임성한 작가의 공통점은 단막극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는 점. <드라마스페셜>의 가장 큰 성과는 ‘제2의 이경희, 임성한’을 발굴한 것이다. 신인 작가의 등용문 구실이다. 지난해 10월9일 방영된 <마음을 자르다>를 쓴 허성혜 작가는 내년 초 방영될 한국방송 미니시리즈 <드림하이 시즌2>를 집필중이며, 지난해 7월10일 방영된 <위대한 계춘빈>을 쓴 윤지희 작가는 <티브이엔>에서 방영 중인 <꽃미남 라면가게>를 집필 중이다. 지난해 6월5일 <조금 야한 우리 연애>로 단막극으로는 경이적 시청률(7.2%)을 올린 박은영 작가도 한국방송과 미니시리즈 집필을 계약하고 준비 중이다.

단막극은 초보 피디들의 연출 훈련장이 되는 한편으로 기성 작가와 배우에게도 새 실험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터를 제공한다. 노희경 작가는 <빨강 사탕>(2010년 5월15일, 이재룡·박시연 주연)으로 유부남의 한때를 지배했던 ‘강렬한 연애감정’을 그려내 기혼 남녀의 연애가 단순히 ‘불륜’으로 치부되어야 하는가를 돌아보게 했다. 배우 이선균은 <조금 야한 우리 연애>에서 <커피프린스>(문화방송) 등의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지질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드라마스페셜>은 미니시리즈나 일일극이 취하기 어려운 이색적인 소재를 끌어왔고, 장르적으로도 수사물, 판타지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 한 보수논객의 집에 탈북자 며느리가 들어와 서로 생각의 차이를 좁혀가는 모습을 다룬 <이중주>(11월3일)나 저승사자가 죽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보라색 하이힐을 신고 저승사자가 온다>(2011년 8월7일)도 신선했다. 10년 전 가출한 딸이 ‘베르너 증후군’(조로증)에 걸려 할머니가 되어 돌아와 아버지와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늦어서 미안해>(11월20일)와 배우 유진이 ‘뚱녀’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화평공주의 체중 감량사>(6월26일)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드라마스페셜>을 총괄해온 함영훈 피디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선보인데다 신인과 기성들이 시청률을 떠나,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장이 된 것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 숙제 <드라마 스페셜> 평균 시청률은 3~5%다. 미니시리즈의 경우 회당 광고가 많게는 28개까지 붙는 반면 시즌2는 14개 정도 붙어 회당 광고수익 9900여만원이라고 한다. 2~3개에 그쳐 1800만원이었던 시즌1에 견주면 5배나 늘었다. 단막극도 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나 회당 광고수익이 회당 제작비(편당 1억1000만원)도 안 되고 또 억대에 달하는 미니시리즈에 견주면 여전히 수익이 많다고는 볼 수 없어 또다시 폐지될 수 있다는 게 드라마 관계자들의 우려다.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가 단막극을 부활시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탄력 받은 <드라마 스페셜>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방송사가 편성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방송 <베스트 극장>을 연출했던 한 피디는 “일요일 심야라는 편성시간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방송사가 애정을 갖고 편성시간 등을 조절하고 투자한다면 단막극도 (수익성 면에서도) 좋은 장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단막극 제작비(편당 약 1억1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지원받는다. 지난해 <드라마 스페셜> 시즌1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회당 5000만원씩 5편을 지원받았다. 문화방송도 지난해 단막극 지원비를 받아, 단발성 특집극 형식으로 단막극 6편을 내보냈다. 문화방송은 지원비를 받아 올해 단막극 성격의 10부작 연작드라마 <심야극장>을 만들었지만, 상설 단막 프로그램은 만들지 않고 있다.

<드라마스페셜>은 시즌2에서 시즌1에 견줘 실험성을 줄이고 대중성을 가미한 작품을 더 많이 편성했다. 마니아 드라마 틀을 벗으려고 노력한 결과 시청률도 1~2% 정도 올랐다고 한다. 함 피디는 “단막극이 다시 시장논리로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면 우선은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스페셜>은 다음달 4일 4부작 <아들을 위하여> 편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연작드라마를 방영한다. 배우 황수정(사진)이 4년 만에 이 드라마로 방송에 복귀한다. 남파간첩 지숙 역을 맡는데,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는 아들을 구하려고 남한의 강력반 형사 장성호(최수종)에게 접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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