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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KBS의 낯뜨거운 ‘김인규 사장 띄우기’

등록 2012-07-06 19:23수정 2012-07-07 13:17

5일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출연진 및 제작진이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이 보낸 ‘격려 팥빙수’를 먹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5일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출연진 및 제작진이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이 보낸 ‘격려 팥빙수’를 먹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토요판] 최성진의 오프라인 TV
홍보실, 각종 동정 보도자료로
스타도 부럽지 않을 언론 노출
“방송 공공성부터 지켜야” 비판
시청자와 함께 호흡해야 하는 방송과 달리 방송사 사장은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방송의 주요 소비자라 할 수 있는 시청자든, 이런저런 방송 관련 뉴스를 접하는 독자든, 그들의 1차적 관심은 방송 그 자체다. 방송에 등장하는 출연진과 방송을 만드는 제작진도 시청자 및 독자의 관심을 일정 부분 가져간다.

반면 방송사 사장은 시청자든 독자든, 그들 앞에 직접 나설 기회를 자주 갖기 어렵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방송과 달리 공공의 복지를 위한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공영방송 사장이라면 더욱 드러날 일이 없다. 그들이 뉴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란 대개 방송 공정성 훼손 논란, ‘낙하산 인사’ 논란 등 부정적 꼬리표를 동반할 때다. 차라리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공영방송 사장에게는 속편한 일일지 모른다.

이런 ‘상식’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공영방송 사장이 있다. 김인규 <한국방송>(KBS) 사장이다. 먼저 최근 한달여간 김 사장의 동정과 관련한 주요 기사의 목록이다. △케이비에스 김인규 사장, <각시탈> 제작발표회 참석(5월23일) △야구장 찾은 김인규 케이비에스 사장(6월3일) △케이비에스 김인규 사장 국제에미상 공로상 선정(6월4일) △케이비에스 김인규 사장, <황정민 에프엠(FM)대행진> 5000회 축사 연설(6월19일) △‘개콘’ 네가지팀, 김인규 사장에 “출연료 좀 올려달라” 제의(6월27일) △케이비에스 김인규 사장 1위 ‘넝쿨당’에 팥빙수 한턱 쐈다(7월5일).

김 사장 이름이 제목에 걸린 기사만 대충 추려봐도 6개다. 그 어떤 스타급 연예인 부럽지 않을 빈도의 미디어 노출이다. 언론이 이렇듯 김 사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 그의 행보가 그만큼 많은 독자의 관심사이기 때문인가? 아니다.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한국방송 홍보실이 낸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옮긴 기사다. 그가 라디오 프로그램 기념행사를 찾아가 연설을 했다는 기사부터, 한국방송 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출연진 및 제작진한테 팥빙수를 돌렸다는 소식, 드라마 제작발표회 참석 뉴스까지 ‘사장님 띄우기’를 위한 이 방송사 홍보실의 노력은 눈물겹다. 김 사장과 한국방송 홍보실의 무리수도 눈에 띈다. 한국방송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김 사장은 황정민 아나운서의 라디오 프로그램 5000회 기념행사에 신입사원 면접까지 미루고 참석했다.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공적 약속이라 할 수 있는 신입사원 면접을 미룰 만한 일이었느냐 하는 논란이 일 수 있다. 지난 5월2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각시탈> 제작발표회 행사장을 사장이 직접 찾아간 것도 이례적이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방송의 공공성이라는 가치, 곧 공영방송의 본질을 지키는 데 앞장서기보다 사진 찍힐 만한 곳, 기사 나올 만한 곳만 찾아다니는 등 겉치레 행보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의 잦은 언론 노출에 대해 한국방송 홍보실 관계자는 6일 “김 사장이 최근(6월8일) 오랫동안 끌어왔던 한국방송 파업 종료와 함께 여기저기 각 부문을 찾아다니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홍보실에서는 사장이나 임원 등 주요 경영진의 동정을 전하는 역할도 함께 맡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성진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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