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배우 요시타카 유리코
‘뱀파이어 검사2’ 출연하는 일본배우 요시타카 유리코
일 톱스타 배우 이례적 출연
“대본 보자마자 흥미느껴 결정…
삼겹살·잡채·곰탕 맛있어요”
일 톱스타 배우 이례적 출연
“대본 보자마자 흥미느껴 결정…
삼겹살·잡채·곰탕 맛있어요”
“한국에 와서 뼈를 묻고 가나 싶었어요.”
일본의 인기 배우 요시타카 유리코(24)가 국내 드라마에 출연했다. 요시타카는 지난 16일 밤 케이블 방송 <오시엔>(OCN)에서 방영한 <뱀파이어 검사>(뱀검) 시즌2의 2화 ‘굿 럭’ 편에서 일본에서 온 신비한 능력의 소유자 루나 역을 맡았다. 루나는 실종자의 죽음을 예언한 것을 계기로 하여, 어느 날 갑자기 뱀파이어가 돼 특수한 능력을 얻은 검사 민태연(연정훈)이 소속된 특수수사팀에 합류한다. 요시타카는 괴한들에게 납치당해 땅 속에 묻히며 살기 위해 울부짖는 열연을 펼쳤다.
제작진은 시즌1이 일본 등 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자, 시즌2에서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영향력 있는 일본 배우를 섭외했다. 지난 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요시타카는 “<뱀검> 대본을 보자마자 흥미가 생겨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배우가 국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톱클래스’ 배우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한-일 갈등이 커져 있는 상황이다. 일본 팬들은 “대체 한국 드라마에 왜 출연하냐”며 반발했다고 한다. 요시타카는 “그런 지적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이 한 가지 목적으로 함께 작업을 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요시타카는 일본 현지에서 알려진 이미지 그대로 유난히 밝은 피부와 아련한 눈빛으로 ‘신비한 매력’을 뿜어냈지만, 드라마에 대해 설명하면서는 소탈하고 장난기까지 있어보였다.
“콧속과 귓속으로 흙이 다 들어갔어요.” 요시타카는 손으로 귀를 막고 ‘흥’, 코를 막고 ‘흥’ 하더니 “이렇게 ‘흥흥’하고 불면 흙이 나올 정도였다”며 장난스런 웃음을 지었다. “한국에 와서 뼈를 묻고 가나 싶었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보고 과연 어떻게 찍을까 궁금했는데 “대본대로” 찍어서 깜짝 놀랐단다.
요시타카는 아직 10대였던 2008년, 영화 <뱀에게 피어싱>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첫 주연작인 데다 파격적 노출까지 감행했다. 당시 “건방진 10대여서 아무 곳에도 흥미가 없을 때”였다. 교통사고로 턱과 허리, 팔꿈치가 골절돼 전치 6개월 이상의 큰 부상을 입은 뒤였다. 다행히 두 달 만에 퇴원했지만 이 일이 계기가 돼 “헝그리 정신으로 살고자하는 의욕과 여러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후유증 때문에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아팠어요. 그런데 어느 면에서는 그런 고통들이 그 영화 배역의 고통과도 연결된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워낙 큰 일을 당했기 때문에 노출도 신경 쓰일 정도가 아니었어요. 아마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못할 것 같아요.”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에 각각 20편 이상 출연한 그이지만 처음 경험하는 한국 드라마가 쉽지는 않았다. “배우들끼리 언어가 안 통하니 서로 어떤 타이밍에 대사를 해야할지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작 환경도 일본과 달랐다. “한국에서는 촬영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일본에서는 일단 순서를 정하고 테스트(리허설)하고, 또 진짜 테스트한 뒤 촬영해 4단계를 거치는데, 여기서는 설명해주고 바로 ‘슛’(촬영)이더라고요.”
요시타카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앞서 설경구와 함께 영화 <카멜리아>에도 출연했다. 인터뷰 중에도 아는 한국말 단어가 들리면 서툰 발음으로 한 번씩 곱씹어 말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꼽으라니 “삼겹살, 순두부찌개, 지짐이, 잡채, 창난젓, 곰탕”이라고 한국말로 줄줄 읊었다. “횟집에서 꽁치 한 마리가 나왔는데 공짜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일본은 꽁치가 비싸서 이번에 많이 먹고 돌아가야겠어요.”
그는 기회가 되면 밀라 요보비치처럼 “액션다운 액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음성원 기자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뱀파이어 검사 시즌2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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