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 출연진. 왼쪽부터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이명박 대통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를 풍자하는 ‘구라돌이’, ‘문제니’, ‘엠비’, ‘안쳤어’. 앉은 캐릭터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풍자하는 ‘또’.
13일 심의 ‘여의도 텔레토비’
국감서 “박후보 캐릭터 욕 많아” 지적
제작진 “국회 난투극 풍자했을 뿐…
억지로 균형 맞추라는 건 무리죠”
프로 인기 끌자 “선거에 썼으면” 요청 유력 대선 주자들을 풍자하는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가 화제에 이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13일 케이블방송 <티브이엔>(tvN) <에스엔엘(SNL) 코리아>의 한 꼭지인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에 대해 ‘방송 언어 위반’과 ‘대선 후보 품위 손상’ 여부를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9일 서울 상암동 씨제이이앤엠(CJ E&M) 사옥에서 이 프로그램의 안상휘 책임피디(CP), 김민 피디, 배세영 작가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이 “박근혜 후보로 나오는 출연자가 가장 욕을 많이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순하게 나오며 욕도 안 한다”고 불평한 뒤 방통심의위의 심판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야 ××” 등의 욕설이 방송된 것은 문제라고 인정하면서 “자정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안 시피는 “국회가 늘 난투극을 하고, (그런 상황을) 캐릭터를 만들어 풍자하다 보니 욕설이 들어간 면이 있다. 그렇다고 대본에 욕설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다툰다’, ‘싸운다’ 식으로만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시피는 정치 풍자 자체를 금기시하거나 후보자간 형평성을 코미디프로그램에 들이대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인 시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원래 풍자란 것이 힘이 제일 센 사람을 대상으로 하잖아요. 그래서 (과거에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풍자가 많았어요. 야권 후보들이 정리되지 않았을 때는 박 후보에 대한 풍자 수위가 셌던 점은 있어요. 억지로 균형을 맞추는 것은 무리죠.”
김 피디는 박 후보를 풍자하는 캐릭터인 ‘또’로 김슬기를 캐스팅한 게 오히려 박 후보 쪽에 유리하게 비칠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한다. “사실 김슬기가 너무 귀여워서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나 걱정도 했어요. (안 후보를 풍자한) ‘안쳤어’(이상훈)는 원래 말도 없이 킁킁대기만 하던 개였어요. (문재인 후보를 풍자한) ‘문제니’(김민교)도 너무 싸움닭 같은 이미지고요. 그런데 ‘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줄은….”
지상파에서 정치 풍자가 사라진 상태에서 거의 유일한 정치 풍자 코미디인 ‘여의도 텔레토비’는 ‘19 금’ 프로그램으로, 뉴스를 재빨리 따라잡는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실 그대로를 개그에 반영한다”는 모토를 내건 이 프로그램은 금요일 새벽 녹화 직전까지 대본을 고친다고 한다. 배 작가는 “개그가 나온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 제기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쳤어’란 이름을 떠올릴 당시 안 후보는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이어서 “아직 싸움터에 들어오지 않아 아직 치고받지 않았다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또’는 9월 당시 박 후보에게 또 문제가 불거졌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배 작가는 “일주일 내내 정치 뉴스만 보면서 달라지는 것, 가장 이슈 되는 것을 챙긴다”고 말했다.
11일 방송된 8회 내용도 그렇다. ‘또’는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화면에는 나오지 않는 성우가 부르는 소리에 “욕 많이 해서 정학당한 줄 알았어요. 그럼, 이번주에 친구들이랑 놀아도 돼요?”라고 묻는다. 성우는 이 대목에서 정곡을 찌른다. “그럼, 친구들이랑 티브이 토론 하고 놀자.” 그러자 ‘또’는 얼굴을 찡그린다. 텔레비전 토론을 회피하는 박 후보를 꼬집는 내용이다.
논란과는 별개로, 제작진은 이 꼭지가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를 홍보에 쓰고 싶다는 요청을 박 후보와 안 후보 캠프 쪽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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