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출연료도 못받는 방송 현실…한류시대에 창피”
한국방송연기자노조 간담회 나선 탤런트 이순재씨
“외주제작제 이후 미지급 잦아
생계 어려운 동료연기자 많아”
한연노 “방송사가 직접 달라”
한국방송연기자노조 간담회 나선 탤런트 이순재씨
“외주제작제 이후 미지급 잦아
생계 어려운 동료연기자 많아”
한연노 “방송사가 직접 달라”
“제때 출연료를 주지 않으면 연기자들도 이제는 얼마든지 (출연을) 거부할 수 있어요. 그래도 방송을 ‘펑크’ 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일을 해왔는데 출연료조차 주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탤런트 이순재(77·사진)씨는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이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관련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한류로 방송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창피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는 이씨를 비롯해 최고령 탤런트 최명수(87)씨와 송재호(73)·김영철(59)씨 등 중견 탤런트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연노는 지난 12일 미지급 출연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방송>(KBS) 프로그램 출연을 거부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주연급 탤런트인 이씨와 송씨 역시 받지 못한 출연료가 여전히 있다고 했다.
이씨는 “우리는 ‘그래도 출연료는 주겠지’ 하는 믿음으로 방송을 해왔다. 하지만 제작 풍토상 거의 밤을 새우는 일이 많은데도 연기자들에게 출연료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외주제작사와, 외주제작사에 드라마를 맡긴 <한국방송>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누적돼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재호씨는 “예전에 방송국 자체 제작 드라마를 찍을 때는 출연료를 받지 못한 적이 없었지만, 외주제작제가 도입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영철씨는 “일을 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연기자들이 너무 많다. (우리의 요구는) 기본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나온 여러 탤런트들은 출연료를 못 받아 생계가 어려운 동료 연기자도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연노의 조사를 보면, 전체 조합원 5천여명 가운데 69%가 연소득 1천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최명수씨는 “연기자가 출연 계약을 할 때 방송사 쪽에서 출연료 지급을 보장해주면 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한연노는 드라마를 외주제작사에 맡기더라도 출연료는 방송국이 직접 지급해 줄 것을 <한국방송>에 요구하기로 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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