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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길 잃은 예능프로

등록 2012-12-10 20:05수정 2012-12-10 22:29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평일 심야 시간대 시청률 부진
‘놀러와’ 폐지·강호동 효과 낮아
스타 의존하다 매너리즘 빠지고
TV 안보는 젊은층 못잡아 ‘위기’
누가 뭐래도 유재석과 강호동은 ‘예능의 황제’다. 예능 엠시(MC)계의 양대 산맥으로 10여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유재석이 진행해온 <문화방송>(MBC)의 <공감토크쇼 놀러와>는 최근 4%대 시청률을 기록하다 결국 폐지 결정이 났다. <놀러와>는 2004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평균 시청률 10%를 유지하던 월요일 밤 예능의 강자였다.

강호동의 힘도 예전 같지 않다. 강호동은 방송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1년여 만에 복귀했지만 성적은 시원찮다. 문화방송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는 6일 정우성이 출연했지만 시청률 7.8%로 <에스비에스>(SBS) <자기야>에 0.1%포인트 뒤졌다. 에스비에스 <놀라운대회 스타킹>은 강호동 복귀 첫날에는 문화방송의 <무한도전>을 꺾었지만, 이후로는 예전 시청률과 큰 차이 없는 10~12%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감토크쇼 놀러와>
<공감토크쇼 놀러와>
예능의 대표 주자 유재석과 강호동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능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평일 심야 시간대 시청률은 6%대에 그치는 게 다수다. 경쟁 프로그램과의 비교에서 1위이더라도 시청률은 10% 안팎에 머문다. 2~3년 전보다 3~5%포인트 내려앉은 수치다.

시청률 조사업체 에이지비닐슨 자료를 보면, 월요일 공중파 방송 3사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3일)은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가 10.0%, 에스비에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7.2%다.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들이 격돌하는 목요일의 시청률(6일)도 마찬가지다. 1등을 기록한 에스비에스 <자기야>는 7.9%에 불과했다.

그나마 주말에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개그콘서트>가 20% 안팎, 문화방송 <무한도전>과 에스비에스 <일요일이 좋다>(‘케이팝스타2’와 ‘런닝맨’)가 15% 안팎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질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방송의 한 예능 책임피디는 “예능 피디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1년 만에 부활한 <무릎팍도사>도 세트와 형식을 모두 그대로 둔 채 그저 스타 엠시에만 기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예능 1등 <개그콘서트>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경쟁에 따른 팽팽한 긴장감 속에 참신한 코너가 많이 나왔는데, 요즘에는 매너리즘에 빠져 정체된 느낌이다. 게다가 요즘은 간접광고(PPL)와 연예인 홍보에 주력하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시청률과 콘텐츠 질의 동반 하락은 ‘본방사수’를 하는 젊은층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방송계의 시각이다. 일부 젊은층은 케이블 채널의 연예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엠넷>(Mnet)의 <슈퍼스타케이>나 <티브이엔>(tvN)의 <택시> 등이 그런 프로그램들이다.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위기는 예능의 특성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은 스타 연예인만 잡으면 축적된 노하우나 기술이 없어도 선발 주자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요즘처럼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비에스도 후발주자였지만 <기쁜 우리 토요일>이나 <좋은 친구들>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지상파 방송들을 먼저 따라잡았고,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젊은층이 텔레비전을 멀리하는 것은 근본적인 고민 거리다. 예능 프로의 주요 시청층인 이들은 스마트폰과 태플릿피시 등을 이용한 동영상 시청 수단인 엔스크린으로 방송을 소비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들을 운영하는 씨제이이앤엠의 한 예능 피디는 “지상파 방송들은 젊은층이 본방사수를 하지 않으니까 <불후의 명곡>이나 <나는 가수다>처럼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방송에 집중하는 것 같다. 결국 중장년층이 보기 편한 프로그램만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스의 한 예능 책임피디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새로운 것을 내놓기보다는 <해피투게더>나 <무한도전>처럼 오래된 틀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 오히려 살아남는 데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능 피디들은 특히 평일 심야 방송이 많은 토크쇼의 경우 ‘본방사수’를 할 정도의 새로움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방송 관계자는 “토크쇼는 신작 영화를 찍은 연예인들이 순회하듯 나온다는 점이나, 드라마처럼 연속성이 없고 한 번에 끝나는 단편 같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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