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관리 실패한 것은 ‘밀리터리 리스크’?

잊혀지거나 또는 박수받거나
비 휴가특혜로 본 연예인 군복무

유승준 입대 회피 비난에 곤두박질
‘입영열차…’ 부른 김민우 재기 실패
청춘스타 구본승도 제대 뒤 잊혀져

현빈 해병대 자원입대로 인기 계속
두 번 군대 간 싸이 전화위복 계기

가수 비(본명 정지훈·31)와 탤런트 김태희(33)의 교제 사실 공개와 함께 불거진 ‘연예병사 특혜’ 논란을 계기로 젊은 남성 연예인들이 군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대(밀리터리) 복무 기간의 공백을 위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처해야 하는 이들에게 ‘밀리터리 리스크’는 만만찮은 숙제다.

■ 비난받거나, 잊혀지거나 군 복무기간에 대한 공백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연예인은 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다. 비 역시 이번 논란으로 연예인의 생명이라고 할 인기가 곤두박질쳤다. 누리꾼들은 상병인 비가 나흘에 하루꼴로 휴가나 외박, 외출을 나온 사실에 “대체 복무 환경이 어떻길래 그러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다른 연예병사 출신 연예인들에게 불똥이 튈 조짐도 보인다. 2011년 8월 제대한 엠시 붐은 휴가 일수가 150일에 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가수 유승준은 ‘밀리터리 리스크’ 관리를 못해 국내 연예계 생활을 마감한 경우다. 10여년 전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유승준은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에 간다”며 큰소리치다가 2002년 돌연 미국 시민권을 얻으며 입대를 피했다. 그는 비난에 시달리다 입국까지 금지당한다. 지난해 말 홍콩에서 열린 ‘2012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에 온 유승준은 “예전에 내린 결정 때문에 10년간 말로 할 수 없는 역경을 견디면서 이 자리에 왔다. 그 민감한 문제(병역)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백기 탓에 잊혀진 스타들도 숱하다. ‘밀리터리 리스크’ 관리 개념이 부족했던 과거에 이런 일이 많았다. 1990년 ‘입영열차 안에서’ 등으로 큰 인기를 끈 가수 김민우는 <가요톱10>에서 1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음반도 100만장 넘게 팔았지만 군대에 다녀온 뒤 재기는 어려웠다. 복무 기간 중 가요계 판도가 서태지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가수 겸 배우 구본승 역시 1990년대에 대표적 청춘 스타였지만 제대 뒤 한동안 연예계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한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팬들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연예인들은 제대 뒤 가급적 빨리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최근 제대한 김지훈은 케이블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제작발표회에서 “제대하고 나서 빨리, 어떻게든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말했다.

■ 잘 관리하면 오히려 기회 연예병사 논란 속에서도 ‘혜택’을 스스로 거부한 스타들은 상한가를 치고 있다. 현빈이 대표적이다. 현빈은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군 생활을 하고 지난달 6일 전역했다. 이미 광고 재계약과 새 광고 제안이 10개 이상 들어왔다. 현빈은 입대 직전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가 절정에 달한 뒤 바로 입대했지만, 팬들은 그의 부재를 별로 느끼지 않았다. 실속 있게 복무 기간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입대 뒤에도 현빈이 등장하는 광고가 한동안 방송됐고,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순차적으로 개봉했다. 이 때문에 “벌써 제대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그룹 클릭비 출신인 오종혁은 예정된 훈련을 마치고 전역하겠다며 제대를 미룬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오종혁은 2011년 4월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연예병사 논란 속에 조명을 받고 있다. 갓 20살이 된 배우 유승호도 최근 입대 계획을 밝히며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군대를 가겠다”며 연예병사로 입대하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고 있다. 유승호의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니까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월드 스타’로 떠오른 싸이는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고도 부실 근무 판정을 받고 현역병으로 입대해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2007년 말 아내와 쌍둥이 딸을 남겨두고 입대하고, 계속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논란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음성원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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