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헤티엔 박 인터뷰
미국 <엔비시>(NBC)가 2013년 4월 야심차게 선보인 드라마 <한니발>은 희대의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가 광기에 눈을 뜨는 과정을 담은 스릴러다. 토머스 해리스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레드 드래곤>의 프리퀄(전작보다 앞선 시점의 얘기를 담은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80개국 18개 언어로 방송되는 <한니발>에서 한국계 여배우 헤티엔 박(30)은 연방수사국(FBI) 요원 베벌리 카츠를 연기한다. 13일 한국에서도 방영을 시작한 <한니발>의 헤티엔 박을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한니발> 속 베벌리 카츠는 어떤 캐릭터인가?
“카츠는 연방수사국 요원으로, 한니발 렉터 박사와 위험한 우정을 쌓아가는 윌 그레이엄과 한 팀을 이룬다. 섬유 조직 분석에 능하고, 점차 과학과 컴퓨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니발이 범죄 심리학자로 팀에 합류하면서 그와 처음 만난다. <한니발>의 총제작자 브라이언 풀러는 원작 소설의 캐릭터들을 콘셉트만 유지한 채 성별과 인종의 구애를 받지 않고 신선하게 형상화했다.”
-드라마 촬영 분위기는?
“아주 신난다. 스태프들이 좋아서 많이 웃으면서 일하고 있다. 가짜 피와 절단된 신체 부위, 그리고 맛있는 음식 등이 넘쳐나는데 이상하면서도 섹시하다.”
-<한니발>의 시청 포인트는?
“원작 소설이나 영화 시리즈의 팬들은 영화 <레드 드래곤>의 시초를 다루고 있는 <한니발>의 이야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인육을 탐하는 희대의 살인마가 등장하는 <한니발>은 섬뜩한 재미가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 드라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어떤 계기로 배우가 됐나?
“어릴 때부터 잠이 안 오면 밤늦게까지 흑백영화와 티브이 쇼를 보곤 했다. 부모님이 의학이나 법학을 공부하기를 원해 처음에는 연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지만 대학생 때 무대에 한번 서고 난 뒤 매료돼 이 길을 택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작업이 즐겁다.”
-미국에서 한국계 배우, 감독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나 또한 한국계 배우로서 한국 출신 감독, 배우, 작가, 음악가, 디자이너를 통해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등 한국 감독들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최근 탈북자 이야기를 다룬 <14호 수용소 탈출>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영화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다. 위안부에 대한 영화도 나오면 좋겠는데, 슬픈 진실이 그대로 묻히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좋아하나?
“정말 좋아한다. 뮤직비디오를 최소 11번 이상 봤다. 조카와 삼촌들도 말춤을 추고, 심지어 남편에게 ‘강남’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도 했다. 어머니도 교회에서 ‘교회 스타일’로 번안해서 불렀을 정도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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