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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최대한 나쁜놈 되자’ 살 빼고 염색했어요

등록 2013-06-05 20:38

‘남자가 사랑할 때’ 배우 이창훈
실감난 악역 연기에 호평 받아
이렇게 나쁠 수 있을까. 친구가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로 툭툭 찬다. 돈 앞에서는 친구도 의리도 없다. <문화방송>(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의 구용갑이 그렇다. 23년차 배우 이창훈(47)은 자신이 연기하는 구용갑을 “더럽고, 야비하고, 사악하다”고까지 묘사한다. 영화 <4발가락>(2002년)이나 드라마 <야인시대>(2003년)에서도 나쁜 역할을 맡아봤지만 이런 악역은 처음이란다.

이창훈은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구용갑은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진정한 나쁜 놈이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진짜 죽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있다. ‘이런 사람이 있을까’도 싶은데, 맡은 역할이니까 최대한 나쁘게 보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위해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수염도 길렀다. 몸무게도 7㎏ 뺐다. 피부도 일부러 거친 상태로 놔뒀다. “뭐하냐~” 하는 대사를 할 때도 최대한 능글맞게, 재수 없게 연출했다. 그는 “덕분에 팬들은 많이 떨어져 나갔다”며 웃었다.

주연급만 맡다가 조연급, 그것도 악역을 맡아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찍어놓은 장면도 편집되기 일쑤였고, 갈수록 출연 분량도 줄어들었다. 자존심이 상해 4회 대본을 받은 뒤에는 며칠 동안 술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하지만 선배 연기자 반효정씨가 “작가들이 쓰는 대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배우”라고 했던 예전 충고가 떠올랐다. 역할이 작든 크든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배우 이창훈’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부터는 연극한다는 느낌으로 과한 표정을 지으면서 구용갑을 연기했다. 상대역 채정안이 “오빠 너무 신났다”고 할 정도로 구용갑 역을 즐겼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주변 평가는 꽤 좋다. 식당 같은 곳에 가면 “에잇, 천하의 나쁜 놈”이라고 욕을 먹는 게 아니라 “어쩌면 연기를 그렇게 징그럽게 하느냐”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말할 때 어미를 뚝뚝 떨어뜨리고, 소리를 지를 때조차 흔들림이 느껴진다. 애증이 섞인 구용갑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창훈의 연기를 호평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6일 종영한다. 구용갑과도 곧 이별이다. 이창훈은 “앞으로는 어떤 악역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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