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월화극 ‘황금의 제국’
‘추적자’ 작가·피디 다시 뭉쳐
그룹 둘러싼 치열한 암투 그려
손현주 냉혈한으로 180도 변신
“추적자 모습 전혀 생각안날것”
‘추적자’ 작가·피디 다시 뭉쳐
그룹 둘러싼 치열한 암투 그려
손현주 냉혈한으로 180도 변신
“추적자 모습 전혀 생각안날것”
시놉시스상 그에 대한 묘사는 이렇다.
‘이지적이다. 차분한 말투, 공손한 행동. 예의 바르고 남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는 태도. 사려 깊고 따뜻한 눈빛을 가지고 있다.’
딱 여기까지는 ‘손현주’가 그려진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쉽사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성진그룹의 주인이 되고 싶은 야심과 그걸 숨길 줄 아는 현명함이 있다. 발톱을 숨기고, 고개를 숙이고, 때를 기다리면 제왕의 자리는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에스비에스>(SBS) 새 월화극 <황금의 제국>(사진) 속 ‘손현주’는 야심가다. <추적자>에서 억울하게 세상을 뜬 딸의 한을 풀려고 폭주하던 열혈 아빠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손현주가 연기하는 최민재는 성진그룹 최동진 부회장의 큰아들이자 최동성 회장(박근형)의 조카로 성진그룹을 지배할 야욕을 품은 인물이다. 야누스적 카리스마에, 냉혹하고 때로는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연기 인생에서 가장 독한 캐릭터를 맡은 손현주는 25일 서울 에스비에스 목동센터에서 열린 <황금의 제국> 제작 발표회에서 “<추적자> 때의 모습은 다 지웠다. 드라마를 보면 <추적자>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추적자> 때는 죄수복을 포함해 딱 두 벌로만 드라마를 찍어서 옷을 잘 입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황금의 제국>에서는 처음으로 재벌 역할을 맡아 정장 10벌, 와이셔츠 20여벌을 맞췄다”면서 웃었다.
<황금의 제국>은 명품 드라마 <추적자>(2012년)를 만든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피디가 1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추적자>가 정치권력과 사법권력, 그리고 그것을 누르는 자본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쳤다면, <황금의 제국>은 좀 더 세밀하게 ‘자본 권력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암투를 다룬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제사 20년을 배경으로 ‘피’보다 진한 ‘돈’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손현주는 “딱 4회까지만 보면 그 다음에는 궁금해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고수와 이요원은 <황금의 제국>에서 손현주와 대척점에 선다. 고수는 명석한 두뇌와 강한 열정을 지녔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최고 권력인 돈이 없어 온갖 치욕과 모멸을 당하다가 권력에 눈을 떠가는 장태주를 연기한다. 흡사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재벌 사위가 된 뒤 대통령까지 되겠다는 야망을 품은 <추적자>의 강동윤(김상중)의 젊은 시절 모습 같기도 하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 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고수는 “장태주라는 인물을 통해 돈과 성공에 대해 되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성 회장의 둘째 딸 최서윤 역을 맡은 이요원은 “재벌 드라마는 처음이라 낯설고, 내용 자체도 인물들 간의 기 싸움이 굉장히 많아서 정신 차리고 연기하고 있다. <추적자>를 보면서 쫄깃쫄깃하고 알차다고 느꼈는데, <황금의 제국>도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류승수·장신영·이현진·윤승아도 출연한다. <황금의 제국>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 후속으로 7월1일 첫 전파를 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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