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학가요제의 한 장면
아이돌 활약·오디션프로그램 인기에 밀려나
77년 시작 이후 심수봉, 배철수 등 스타 배출
77년 시작 이후 심수봉, 배철수 등 스타 배출
‘제2의 심수봉’은 이제 없다. 심수봉·배철수·신해철 등 신인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던 <문화방송>(MBC)의 <대학가요제>가 3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방송은 2일 “지난해 36회를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대학가요제 행사를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스타 케이>, <케이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스타 발굴이 이뤄지지 못했고, 시청률까지 저조해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 11월 대학가요제 본선 1·2부 시청률은 1.8%에 그쳤다.
1977년 시작된 대학가요제는 최고의 대학생 음악 축제로 큰 인기와 문화적 영향력을 누렸다. 서울대생들의 그룹 샌드페블즈가 ‘나 어떡해’로 1회 대상을 탔고, ‘내가’(1979년 명지대 김학래·임철우), ‘바다에 누워’(85년 동의대 높은음자리),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86년 외국어대 유열), ‘사랑이란 건’(89년 경성대 전유나) 등의 명곡이 쏟아졌다. 1978년에 ‘그때 그 사람’을 부른 심수봉은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대학가요제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꼽힌다. 그러나 1990년대에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활성화돼 가요계 진출 경로가 다양해졌고, 2000년대 후반에는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생겨 대학가요제의 입지가 좁아졌다. 문화방송은 2001년 강변가요제도 폐지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대학가요제‘의 초대 사회자인 이수만, 명현숙씨가 지난 77년 제1회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서 ‘나 어떡해‘ 블러 대상을 받은 샌드 페블즈. 한겨레 자료사진
제 1회 대학가요제 음반 표지. 한겨레 자료사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