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상어·스캔들 주연 직업
사법기관 근무자 설정 많아져
“사회정의에 목마른 현실 반영”
사법기관 근무자 설정 많아져
“사회정의에 목마른 현실 반영”
한때 드라마에서 ‘○실장’, ‘○본부장’ 등의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짱변’(<너의 목소리가 들려>), ‘조검’(<상어>), ‘하형사’(<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등 사법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캐릭터들이 이야기 중심에 있다. 단지 우연일까, 아니면 하나의 트렌드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스비에스)의 장혜성(이보영)은 ‘없는 집안’의 딸이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국선변호사가 됐다. 반대로 <결혼의 여신>(에스비에스) 강태욱(김지훈)은 ‘있는 집안’의 아들이지만, 집안 덕을 보기 싫어 검사가 된 인물이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출신 배경과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만으로도 쟁취 가능한 성공적인 직업군으로 묘사된다. 의사와 함께 서민과 밀접한 전문직이기 때문에 이야기 소재도 나름대로 풍부한 편이다. 함영훈 한국방송 드라마 책임피디(CP)는 “검사, 변호사, 의사는 사회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들로, 다른 이의 운명을 다루는 ‘파워’까지 있어 드라마 인물로는 가장 적합한 편”이라고 했다.
드라마 속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선망하는 직종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에서는 진실과 정의를 구현하는 역할로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추적자> 이후 시청자들은 사회정의의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 <상어>(한국방송2)나 <스캔들>(문화방송)은 불편한 진실에 대해 얘기하는데, 진실을 밝혀나가는 주체가 법과 가장 가까이 있는 검사·변호사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결국 자신이나 주변인이 상처를 입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상어>에서 서울지검 검사 조해우(손예진·왼쪽 사진)는 할아버지의 추악한 진실과 마주해야 하는 운명이고, <스캔들>에서는 납치 때문에 운명이 뒤바뀐 두 남자가 형사 하은중(김재원·오른쪽)과 변호사 장은중(기태영)으로 마주하고 있다. <못난이 주의보>(에스비에스)의 공현석(최태준)은 정의로운 검사지만, 정작 과거에 형(공준수)이 자신의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 사실을 모르고 있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과거에는 갈등이 있을 때 일방적으로 피해자·가해자로 나누었던 데 반해, 최근에는 이항대립적 구도가 무너지면서 화살이 나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가 보여주고 있다. 모든 근원이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성찰의 시선이 검사·변호사·형사 캐릭터를 통해 드러난다”고 했다.
멜로물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의 최근 드라마 트렌드에서 범죄물·법정물·형사물은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 “형사물은 100% 망한다”는 불문율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다른 장르 속에 녹아든 법정물과 형사물은 현실적 정서를 담으면서 주목을 끈다. 함영훈 책임피디는 “최근 드라마에서 검사·변호사·형사가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작 법정 드라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뿐이다. 멜로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재를 다양화하려는 욕구가 있고, 이 흐름 속에서 범죄나 법정 이야기가 다뤄지면서 검사·변호사 등이 자연스럽게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잉여싸롱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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