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별’ 보아(27)
11일 밤 KBS2 ‘연애를 기대해’
2부작 드라마 첫 정극 주연 맡아
“캐릭터 몰입해 욕 좀 했답니다”
2부작 드라마 첫 정극 주연 맡아
“캐릭터 몰입해 욕 좀 했답니다”
가수로는 데뷔 13년차 베테랑급, 하지만 연기로는 초보에 가깝다. ‘아시아의 별’ 보아(27)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이번주 수·목요일 밤을 기다리는 이유다.
보아는 11·12일 밤 10시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시추에이션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2부작)를 통해 정극 연기 신고식을 치른다. 댄싱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3D>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다. 데뷔작으로 2부작을 고른 이유도 “대본이 재밌기도 하지만 굉장히 많이 배우면서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연기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탓에 <연애를 기대해>의 이은진 피디도 3주간의 고심 끝에 보아의 캐스팅을 확정했다. 이 피디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첫 대본 리딩 때 못해서 보아와는 일을 못 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두세번 더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를 믿어주는 친구라면 함께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캐스팅 확정까지 3주간의 기다림에 대해 보아는 “감독님이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끌어내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3주간의 시간이 값어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기 수업은 이 피디와 일대일로, 2주 넘게 한국방송 사옥을 출퇴근하면서 했다. 대본 리딩과 캐릭터 분석을 같이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떨리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현장 느낌이 가수 때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상대 배우와 연기를 못 맞춰서 처음에는 제작진에게 혼도 났다. 그래도 최다니엘과 임시완(제국의 아이들) 등 출연 배우들이 또래라서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보아는 <연애를 기대해>에서 ‘집착녀 주연애’를 연기한다. “연애 빼고는 다 잘하는데, 연애에 대한 환상 때문에 자신을 망치는” 캐릭터로, 정진국(임시완)과 무미건조한 데이트를 이어가면서 얼굴도 본 적 없는 연애 코치 차기대(최다니엘)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자신을 차버리고 음식점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에게 한바탕 욕을 해대면서 산낙지를 잡아 던지기도 한다. 보아는 “캐릭터에 빙의돼서 시완에게 욕도 하고 많이 때리기도 했다. 평소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는데, 소리를 지르는 게 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인지를 알게 됐다”며 웃었다. 보아와 연인 연기를 펼친 임시완은 “가수로는 데뷔 연차가 10년이나 나는데도, (보아가) 먼저 연락해 주고 캐릭터 분석도 같이 해줬다. 장난도 받아주고 해서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은진 피디는 보아의 연기에 다소 박한 75점을 매겼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는데 첫 작품이라서 이 정도”라고 했다. 반면 최다니엘은 9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감독님과 셋이서 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친구(보아)라면 믿을 수 있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75점과 99점, 간극이 크다. 시청자들은 보아의 첫 정극 연기에 몇점을 줄까? 보아는 “드라마가 끝난 뒤 평가가 안 좋으면 더 많이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도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다”고 ‘프로답게’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아이오케이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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