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수목극 <비밀>(한국방송2)의 12회(10월31일) 장면.
궁금한 TV
화제의 수목극 <비밀>(한국방송2)의 12회(10월31일) 장면. 유정(황정음)이 버스를 기다릴 때 민혁(지성)이 차를 세운다. 정류장에 ‘조태근 내과’라고 쓴 광고판이 있다. 노골적 간접광고(PPL)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연출진은 원래 정류장에 다른 이름의 내과 광고가 있었는데 그걸 바꿨다고 했다. 지성의 배역 이름(조민혁)과 본명(곽태근)에서 성과 이름을 따 ‘조태근’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주인공 역을 훌륭히 소화하는 지성을 향한 제작진의 애정이 만들어낸 광고판이다.
이름과 관련한 드라마 속 장치들은 때로는 재기 발랄하고 기상천외하다. <최고의 사랑>(2011년)은 톱스타 독고진(차승원)의 매니저 이름을 실제 차승원의 매니저인 김재석으로 했다. 극 중에서 매니저를 부를 때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려고 차승원이 진짜 매니저 이름을 추천했다. <마왕>(2007년)의 한 장면에서는 자기앞수표가 클로즈업됐는데 은행 이름이 ‘하은은행’이었다. 하은은 <마왕>의 전작이나 다름없는 <부활>(2005년)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신사의 품격>(2012년)에서 서이수(김하늘)가 재직하는 학교 이름을 ‘주원고등학교’로 지었다. 자신의 전작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연기한 캐릭터가 ‘김주원’이었다. 한 작가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은 방송사 간부 이름을 잔뜩 욕먹는 악역에 갖다 붙이기도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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