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새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결혼제도와 현실 가감없이 비춰
주연 한가인→김사랑→이지아로
단짝 피디 교체 난항 겪고 출발
결혼제도와 현실 가감없이 비춰
주연 한가인→김사랑→이지아로
단짝 피디 교체 난항 겪고 출발
시작이 참 어려웠다. 캐스팅이 엄청 난항을 겪었다. 주인공 오은수 배역이 한가인에서 김사랑으로, 다시 이지아로 바뀌었다. 김수현 작가의 눈은 그만큼 까다로웠다. 출연진이 결정되지 않으면서 촬영은 점점 늦어졌다. 이 때문에 전작 <결혼의 여신>은 4부 연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시련이 닥쳤다. 김 작가와 오래 호흡을 맞춰온 정을영 피디가 건강상의 이유로 급작스레 하차한 것이다. 결국 <조강지처클럽>과 <보스를 지켜라> 등을 연출한 손정현 피디가 김 작가와 처음 일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9일(밤 9시55분) 출항하는 김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스비에스·<세결여>)는 과연 어떤 빛깔일까?
<세결여>는 젊은 세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초점을 맞춘다. 이지아가 연기하는 오은수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정태원(송창의)과 결혼해 딸까지 낳았으나,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의 모진 구박을 참아낼 수가 없어 결혼 4년차에 이혼했다. 전남편과의 감정이 남은 상태로 혼자 딸을 키우다가 중견 기업 후계자 김준구(하석진)를 만나 재혼하지만 친정에 남겨둔 딸이 자꾸 눈에 밟히고, 재혼한 남편 또한 결혼 전 만나던 여자친구(유명 배우)를 채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이지아로서는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1년) 이후 2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김 작가 작품 출연은 처음이다. 이지아는 5일 제작발표회에서 “세 번 결혼했다고 하면 ‘우와’ 하는 반응을 보이지만 드라마를 보면 이해가 되고 납득이 가는 상황들이 있다. 사랑해서 결혼한 첫 남편과는 외적인 이유로 이혼을 했고, 두 번째는 나름대로 계산을 하고 했는데도 또 다른 이유로 삐걱댄다”고 했다. 은수 캐릭터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용기있고 당차고 멋진 여성”이라고 묘사했다. 결혼관을 묻는 ‘개인적’ 질문에는 “결혼해서 한쪽에만 맞춰지고 인내하고 복종해야 하는 관계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서로 이해하고 아껴주는 게 가장 행복한 결혼 같다”고 답했다.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을 숨겨야 했던 아픈 과거가 있기에 그의 답은 꽤 의미심장해 보였다.
이야기의 다른 축은 오은수의 언니 오현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오현수는 오은수와 달리 숙맥에 가까운 노처녀로 엄지원이 연기한다. 공교롭게도 <무자식 상팔자>(제이티비시·2012년)에 이어 연달아 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다. 엄지원은 “영화 <소원> 촬영 중 다음 드라마를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촬영이 연기됐는데, 너무 일찍 준비를 시작해서 지금 내 마음은 드라마 종영하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무자식 상팔자> 때 유동근·김해숙 등 선배들께 배운 게 크고 소중했기 때문에 이번 또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글을 볼 때마다 ‘이런 대사들은 외울 만하다’고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9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조한선이 엄지원의 짝사랑 대상인 수의사 안광모로 출연하고, 서영희는 결혼식 날 안광모한테서 소박맞는 박주하를 연기한다. 한진희·오미연·김용림·김용건·김자옥·강부자 등 베테랑 연기자들도 대거 등장한다.
드라마 제목처럼 은수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될까? 제작진은 “아직 모른다”고 했다. 다만 “마치 ‘결혼학개론’처럼 결혼이라는 제도와 결혼의 현실에 대해 가감 없이 속살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될 것”(손정현 피디)이라고만 얘기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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