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한국방송2)
‘1박2일’ 시즌3와 ‘꽃보다 누나’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됐다.
리얼 여행 버라이어티 예능의 시초인 <1박2일>(사진 왼쪽·한국방송2)은 1일 시즌3의 문을 힘차게 열었고, 배낭여행 프로젝트 2탄 <꽃보다 누나>(오른쪽·티브이엔)도 11월29일 첫 이야기를 내보냈다.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으나 출발은 꽤 좋은 편이다.
■ 같은 형식, 다른 인물 3번째 시즌을 맞은 <1박2일>은 기존 출연자 차태현·김종민에 김주혁·김준호·데프콘·정준영이 새로 합류했다. 인물 구성은 달라졌으나, ‘까나리액젓’과 ‘복불복’ 등은 그대로 살리며 <1박2일>의 정통성을 이어갔다. 시즌1 막내 연출에서 시즌3 메인 연출로 돌아온 유호진 피디는 “복불복 등이 틀에 박힌 느낌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여행을 떠나는 새로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꽃보다 누나>도 <꽃보다 할배>의 외국 배낭여행 형식을 그대로 따랐다. 등장인물들이 노년층 남자 배우들에서 중견 여배우들로 바뀌었을 뿐, 주위 도움 없이 온전히 그들의 힘으로만 배낭여행을 하는 형식은 똑같다. 이번에도 ‘짐꾼’이 나오지만,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이 가이드 역할에 충실한 반면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는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서 버스 편을 알아보려고 40여분을 헤매는 등 특유의 ‘허당기’를 발휘한다. <꽃보다 할배>와는 분명 다를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진행형과 완성형 캐릭터 리얼 버라이어티의 생명력은 캐릭터들의 갈등과 성장에 있다. <1박2일> 서수민 책임피디가 “1~2회는 캐릭터 뽑기”라고 말한 이유다. 리얼 예능에 처음 도전한 김주혁은 첫 방송부터 영구 흉내를 내며 ‘반전 캐릭터’를 선보였고, 정준영은 특유의 ‘4차원’ 매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아직 가야 할 여행이 많고, 겪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1박2일> 캐릭터들 또한 아직은 미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꽃보다 누나>에서는 어느 정도 완성형 캐릭터가 드러난다. <1박2일>과 달리 이미 다 끝난 여행을 다루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9박10일 동안 캐릭터들을 관찰할 시간이 있었고, 편집에서 이를 십분 활용한다.‘영어 잘하는 카리스마 윤여정’, ‘매일 필기하는 공주 김자옥’, ‘사려 깊은 김희애’, ‘성격 급한 이미연’, ‘짐 같은 짐꾼 이승기’ 등 첫 방송부터 캐릭터가 확실히 드러났다. 캐릭터의 힘으로 버틸 수 있는 밑바탕을 다졌다.
■ 첫 방송 성적은? <1박2일> 시즌3은 14.3%(닐슨코리아)로 첫 발을 뗐다. 시즌2 마지막 회(8.0%)보다 6%포인트 넘게 오른 수치로,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진짜 사나이>(문화방송·13.2%), <런닝맨>(에스비에스·13.3%)을 뛰어넘었다. <아빠! 어디가?>(문화방송·14.1%)보다 높았다. <1박2일>의 명예 회복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합산되는 <해피 선데이> 시청률도 2주 만에 두 자릿수(11.0%)를 회복했다.
<꽃보다 누나>는 첫 방송에서 평균시청률 10.5%(유료 가구 기준)의 파란을 일으켰다. <꽃보다 할배>의 시청률(평균 7.1%·최고 9.8%)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티브이엔>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꽃보다 누나>의 약진에 따라 동시간대(금요일 밤 10시) 지상파 예능 시청률은 동반 하락했다. <응답하라 1994> 직후 방송되는 시너지 효과까지 있어 앞으로도 시청률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한국방송·티브이엔 제공
<꽃보다 누나>(티브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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