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탑팀>
메디컬 탑팀
의료 협진 탄생 과정 ‘비현실성’ 지적
미래의 선택
익숙한 연애 구도 등 진부함 보여
예쁜 남자
원작 만화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
의료 협진 탄생 과정 ‘비현실성’ 지적
미래의 선택
익숙한 연애 구도 등 진부함 보여
예쁜 남자
원작 만화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
“사람인지라 기운도 좀 빠지네요. 하지만 끝까지 최선은 다해야겠죠.”
권상우가 11월 중순 자신의 팬카페 ‘천상우상’에 남긴 글이다. <메디컬 탑팀>(문화방송)의 부진한 시청률에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것이다. 최저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메디컬 탑팀>은 별 반등 없이 5% 안팎의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시청률 가뭄에 허덕이는 드라마는 <메디컬 탑팀>만이 아니다. <미래의 선택>과 <예쁜 남자>(이상 한국방송)도 아침마다 4~6%의 쓰디쓴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든다. 왜일까?
■ 현실과의 괴리 <메디컬 탑팀>은 각 분야 최고 의사들이 모인 협진 팀의 탄생 과정을 다룬다. 하지만 비현실적 설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협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상위 1%뿐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또한 “협진이라는 개념 자체는 좋지만 자본주의 틀 안에서는 어렵다. 차라리 한 시골 마을 의사들이 돈과 상관없이 의료 정신으로 뭉쳐서 어려운 환자를 돌보는 이야기였다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쁜 남자> 또한 ‘국보급 비주얼과 마성’을 지닌 ‘예쁜 남자’가 대한민국 상위 1%의 여자들 마음을 훔치는 설정이지만 만화적 상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 진보와 진부 사이 <미래의 선택>은 ‘미래의 미래’(최명길)가 ‘현재의 미래’(윤은혜)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줄거리다. 하지만 <신의>·<닥터 진>·<옥탑방 왕세자>·<인현왕후의 남자> 등 지난해부터 쏟아진 ‘타임 슬립’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이미 물려 있는 상태다. 게다가 상반기에 화제가 된 <나인>처럼 이야기 전개가 빠르지도 극적이지도 못했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미래의 선택>은 장르물임을 내세웠는데도 기존의 것보다 새로운 것을 못 보여주고 퇴보한 모습을 보여 실패했다”고 평했다. <메디컬 탑팀> 또한 <골든 타임>과 <굿 닥터>를 이미 경험한 시청자들에게는 예전의 엘리트주의 의학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진부한 캐릭터와 익숙한 연애 구도 등도 <미래의 선택>·<메디컬 탑팀>·<예쁜 남자>의 신선도를 떨어뜨린다.
■ ‘원작’의 함정 <예쁜 남자>는 천계영 작가의 순정 만화가 원작이다. <풀 하우스>(2004년)의 성공으로 고무된 ‘순정 만화식’ 드라마는 <궁>(2006년)을 거쳐 <꽃보다 남자>(2009년)에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순정 만화 원작의 흥행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장난스런 키스>와 <메리는 외박중>(이상 2010년)이 그 예다. 김선영 평론가는 “만화적인 화법이 사람들에게 각인되려면 주연급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야 한다. <직장의 신>도 만화적이고 과장된 상황을 많이 연출했지만, 미스김이 워낙 개성적이고 독보적이어서 납득이 됐다. 하지만 <예쁜 남자>에서는 장근석이 <미남이시네요> 등에서 맡았던 캐릭터 그대로 나오면서 캐릭터가 잘 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실패는 고현정과 최지우라는 톱배우를 내세우고도 시청률에서는 고전했던 일본 드라마 원작의 <여왕의 교실>과 <수상한 가정부>에서도 드러난다. 정덕현 평론가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완전히 다시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문화방송 한국방송 제공
<미래의 선택>
<예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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