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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개지순’이 돌아왔다…이번엔 ‘거지순’으로

등록 2014-03-31 19:34수정 2014-03-31 21:12

정지순(38)
정지순(38)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3’ 정지순
“못 돌아오면 어쩌나 불안했어요. 다시 촬영을 시작하면서 역시 난 ‘영애씨’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큰 뿔테 안경에 가려진 눈동자가 빨갛다. 27일 첫 방송을 한 <티브이엔>의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3>에서 반가운 얼굴은 단연 정지순(38·사진)이다. 폐휴지를 주워다 팔고, 공짜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지지리 궁상 영업부 ‘정지순’은 주인공 ‘이영애’(김현숙)와 함께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시즌12에서 돌연 하차했다. 분위기 전환을 이유로 새 사람들을 투입한 탓이다. 30일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정지순은 “언젠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 우울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느낌이랄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한 시즌 나갔다가 들어온 것뿐인데도 그는 “새 드라마에 출연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극중 사무실 식구들은 김현숙과 윤서현을 빼고 모두 바뀌었고 조연출, 조명팀 등 동고동락했던 스태프도 없다. 그러나 ‘정지순’의 진상짓은 그대로다. 진상의 끝을 달린다고 해서 별명이 ‘개지순’이었던 그는 시즌13에서는 ‘거지순’으로 한술 더 뜬다.

1회 방송에서 거지가 되어 비둘기가 먹던 과자를 뺏어 먹고 분식집의 만두를 훔쳐 도망가다가 오토바이에 치여 입원까지 했다. “하필 복귀하는 모습이 거지”라며 툴툴대면서도, “스태프가 준비해 온 옷이 생각보다 깨끗해 근처에 있던 페인트를 가져다 발랐을 정도”라며 의욕이 넘친다. 시즌12부터 투입되어 여자 정지순으로 인기를 끄는 라미란과의 진상 맞대결에 대해서도 “내가 더 진상이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영애씨 구박하고 공짜 밝히는 역
시즌12 하차때 시청자 항의 폭주
“배우로서 이름 알린 고마운 작품
실제 모습도 정말 짠돌이죠, 하하”

정지순(38)
정지순(38)
도를 넘는 진상짓에 시즌 초반에는 욕도 많이 먹었다. “이영애를 못생겼다고 놀리고 돈을 아끼려고 잔머리 쓰는 모습에 악플도 달렸죠.” 그러나 시즌12에서 빠지자 ‘정지순을 돌려달라’는 시청자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처럼 밉상에서 호감으로 둔갑한 데는 캐릭터에 진정성을 담으려는 노력이 한몫했다. 그는 “지순이 궁상을 떨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나는 장면에 특히 신경을 썼다. 시청자가 지순을 안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도 자신이 짠돌이라고 했다. “얼마 전 아내가 10만원짜리 바지를 사왔기에 바꿔오라고 했죠.(웃음) 배우라는 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껴야죠.”

정지순과 함께 산 세월만 7년째. 결혼도 했고 아빠도 됐지만 그의 삶도 극중 정지순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 “멋져 보여” 연극반에 들어갔고, 졸업 뒤 대학로를 전전했지만 이름을 알리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서른살이 되도록 엄마 지갑에서 차비 한다고 만원짜리 훔쳐 나왔어요. 이렇게 연기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요. 32살 적에 <모여야 딩동댕>(교육방송) ‘어벙이’로 나서면서 얼굴을 알아보는 이들이 생겼고, 이후 <누나>(문화방송·2006)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죠.” 그러나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역시 <막돼먹은 영애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름도 알렸지만 빚도 갚고 이사도 하고, 정말 고마운 작품이죠.”

진상 이미지가 굳어진 건 아쉽지 않을까. 그는 평범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배우로 꼽힌다. 2007년 <드라마시티­-드리머즈>(한국방송2)에서 몽유병에 걸리면 다른 사람이 되는 두 얼굴을 실감나게 연기했고, 지난해 <무정도시>(제이티비시)에서는 마약 조직 두목 역을 맡아 섬뜩한 표정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아 조금만 변화를 줘도 새로운 모습처럼 보이니 오히려 좋다”면서 씩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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