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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남자’ 떠나보내려니 뭘 해도 즐겁지 않아요”

등록 2014-04-08 19:39수정 2014-04-08 20:18

김현중(28)
김현중(28)
‘감격시대’ 종영…김현중 인터뷰
“이런 황금 시간에 일을 해야 하다니….”

바람은 약간 거칠지만 햇살이 따스했던 토요일(5일) 오후 3시,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중(28·사진)은 크고 진한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였다. “그래도 이 시간에 서울에 있는 게 오랜만이라,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그런데 얼굴에 뭔지 모를 아쉬움이 비친다.

김현중은 흙바닥을 뒹굴며 2014년을 시작했다.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한국방송2·이하 <감격시대>)에서 시라소니를 모티브로 한 싸움꾼 신정태로 거친 삶을 살았다. 순천, 용인 등을 떠돌며 하루 2시간밖에 못 자는 강행군이었다. “사람이 잠을 안 자고도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몸은 힘들었지만 이제는 신정태를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에 빙의된다는 말을 안 믿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내가 아니라 신정태가 됐어요. 신정태가 없다고 생각하니 뭘 해도 즐겁지가 않아요.”

김현중은 그동안 <꽃보다 남자>(한국방송2·2009), <장난스런 키스>(문화방송·2010) 등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꽃미남 이미지를 누려왔다. 이번에 거친 남자로 변신했고, 연기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시청률은 10% 남짓이었지만, 배우로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옥련(진세연), 아버지(최재성) 등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며 오열하는 장면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운이 아닌, 노력의 보상이라 더 뿌듯하다고 했다. 김현중은 <감격시대>를 준비하면서 연극배우를 찾아가 발성, 발음 등 기본기를 다시 공부했다. “그동안 한류스타, 아이돌 이미지에 갇혀 있던 나 자신을 깨고 싶었어요. 매일 오전 8시부터 신정태의 옷을 입고 물구나무서기, 토하는 연기, 심지어는 극중 청아가 성폭행당하는 연기까지 직접 해봤어요.”

한류스타·아이돌 이미지 깨려
연기공부 기본부터 다시 시작
거친 남자 ‘신정태’로 변신 호평 

“사람냄새 나는 프로그램 좋아
‘생활의 달인’ 보며 배역 상상해”

신정태로 사는 동안 ‘인간 김현중’도 성장했다. <감격시대>는 촬영 도중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촬영이 중단된 적이 있다. “(인기) 배우들은 광고 등 부가 수입이 있잖아요. 그러나 스태프, 보조출연자는 출연료를 못 받으면 끝이에요. 배우협회처럼 스태프, 보조출연자 등을 보호해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해요.” 그는 “촬영 중반 힘들어 지칠 때가 있었는데, 한 보조출연자가 죽어 있는 역할을 하느라 3~4시간 찬 바닥에 누워 있으면서 딸과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이래선 안 된다는 마음이 들었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문했다. “사람들은 모이면 왜 서열이란 게 생길까요. 왜 누가 누구의 위가 되고, 아래가 될까요?”

2005년 아이돌 그룹 더블에스오공일(SS501)로 데뷔해 어느덧 10년이다. “알게 모르게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해봤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또래보다 어른스럽다. 한마디 물으면 깊게 생각해 또박또박 답한다.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사람 냄새 나는 친근한 곳”도 좋아한다. 즐겨 보는 프로그램도 <브이제이특공대>이나 <생활의 달인>이다. “우리네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저런 역할 맡으면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행동도 관찰하고.”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사람’ 때문이란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순간만큼은 세상을 4배 더 빨리 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을 스쳐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어요. 작년엔 매일 80㎞를 탔어요.”

우리 나이로 스물아홉. <감격시대>로 마지막 20대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남은 2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을까. “5월께 음반을 내고, 월드 투어도 해야 하고, 잡힌 스케줄만 소화해도 올해가 다 갈 것 같아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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