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프로그램인 <슈퍼스타케이 시즌6> 2차 지역예선이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1만여명의 참가자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예선전 심사위원 참가…1만명 꿈과 도전은 모두 ‘A’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노래 오디션프로그램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도 전문가가 됐다. 1번이 더 잘한 것 같은데 2번이 승승장구하면 아쉬움에 투정까지 쏟아낸다. “대체 심사를 어떻게 하는 거야?”
그런데 제작진은 억울하단다. 정말 열심히 평가를 한다고 하는데, 진짜 그럴까. <슈퍼스타케이 시즌6>(엠넷)의 지역 2차 예선에 기자가 직접 심사에 참가해봤다. 다만, 공정성을 위해 기자의 점수는 실제 반영하지 않았다.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역예산, 심사석에 앉으니 참가자들보다 더 떨렸다. ‘내 손에 저 분들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귀를 기울였다.
이날 부산 예선에서는 비바람 치는 악천후에도 1만여명이 몰렸다. 오전 6시부터 줄을 선 참가자들이 11시께는 20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싱어송라이터, 그룹, 싱글, 퍼포먼스로 나뉘어 모두 20개의 부스가 따로 마련됐다. 2009년 시즌1에서 71만명이 지원한 이래 시즌5 198만명으로 참가자 수는 계속 증가했다. 이창곤 엠넷 홍보담당자는 “특히 그룹 부문 지원자가 늘었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그룹·퍼포먼스…
20개 부스서 노래·끼 대결 펼쳐
가창·매력 등 4개 항목에 ‘A~F’
그룹은 멤버별 채점…정신 없어 옆 부스 노랫소리에 가사 잊고
성대모사 등 재미주는 참가자도 그룹은 심사가 더 오래 걸렸다. 준비해온 악기를 세팅하는 시간이 필요해 1시간에 4팀 정도만 가능했다. 그룹 참가자들은 솔로 부문과 달리 카페 등에서 실제로 공연하는 아마추어 밴드들이 많았다. 자작곡은 기본이고 음반을 낸 팀도 있었다. 통기타부터 아코디언,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어 미니 공연을 보는 듯했다. 보통 2곡을 부르는 것과 달리 그룹 쪽은 최대 5곡까지 불렀다. 함께 심사를 한 이지은 작가는 “반주 등 다양한 요소가 많아 그룹부스에서는 되도록 많은 곡을 시켜본다”고 했다. 참가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보면 요즘 뜨는 노래가 뭔지 금방 나온다. 이날 예선에선 알리의 ‘지우개’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 잇 고>가 가장 많았다. 그룹으로 참가했지만 점수는 멤버별로 따로 매겼다. 가창, 매력 등 네가지 항목에 A부터 F까지 점수를 줘야 했다. 짧은 시간에 모든 멤버들의 다양한 부분을 가늠해야 해 심사가 까다로웠다. 기타만 치는 멤버에게는 따로 노래를 불러보라고 요구했다. 앞 팀의 실력에 따라 다음팀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도 있었다. 심사위원으로선 표정관리가 가장 곤혹스러웠다. <케이팝스타>(에스비에스)의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노래에 울고 웃는 게 이해가 갔다. 잘하는 참가자의 노래를 들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졌지만, 기본 이하의 실력에는 표정이 알아서 굳어졌다. 이지은 작가는 “참가자들이 편하게 노래할 수 있게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운명의 부스’에 들어선 참가자들은 열악한 환경과도 싸워야 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에 집중이 안 되는 듯 가사를 잊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공정성을 위해 현장심사로만 합격자를 뽑지 않는다고 했다. 각 부스마다 모든 상황을 카메라로 찍었다. 이날 20개 부스에서 나온 60분짜리 녹화 테이프만 총 500개. 이 모든 테이프를 음악감독과 작곡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에서 다시 보며 따로 심사를 한다고 했다. 두 점수를 모아 합격자를 발표한다. 한 시간을 넘어서니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노래 잘하는 참가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건 기본인데, 성대모사 등으로 재미를 준 참가자에게는 어떤 점수를 줘야하나…. <슈퍼스타케이>는 한때 오직 웃기려고 참가한 듯한 이들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무현 피디는 “이번 시즌은 좀더 노래와 음악 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선은 밤 8시가 넘어 끝났다. 가수의 꿈은 세대를 아우른다. 10~20대의 비율이 가장 높지만 직장인이나 주부 등 30~40대 참가자도 많았다. 14개월 된 아기의 아빠인 22살 이창한씨는 “중학교 때부터 꿈이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들 중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 것이다. A에서 F까지 점수로 실력을 평가받지만, 꿈에 도전한 용기는 모두 A가 아닐까. <슈퍼스타케이>는 8월 첫방송을 한다. 부산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20개 부스서 노래·끼 대결 펼쳐
가창·매력 등 4개 항목에 ‘A~F’
그룹은 멤버별 채점…정신 없어 옆 부스 노랫소리에 가사 잊고
성대모사 등 재미주는 참가자도 그룹은 심사가 더 오래 걸렸다. 준비해온 악기를 세팅하는 시간이 필요해 1시간에 4팀 정도만 가능했다. 그룹 참가자들은 솔로 부문과 달리 카페 등에서 실제로 공연하는 아마추어 밴드들이 많았다. 자작곡은 기본이고 음반을 낸 팀도 있었다. 통기타부터 아코디언,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어 미니 공연을 보는 듯했다. 보통 2곡을 부르는 것과 달리 그룹 쪽은 최대 5곡까지 불렀다. 함께 심사를 한 이지은 작가는 “반주 등 다양한 요소가 많아 그룹부스에서는 되도록 많은 곡을 시켜본다”고 했다. 참가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보면 요즘 뜨는 노래가 뭔지 금방 나온다. 이날 예선에선 알리의 ‘지우개’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 잇 고>가 가장 많았다. 그룹으로 참가했지만 점수는 멤버별로 따로 매겼다. 가창, 매력 등 네가지 항목에 A부터 F까지 점수를 줘야 했다. 짧은 시간에 모든 멤버들의 다양한 부분을 가늠해야 해 심사가 까다로웠다. 기타만 치는 멤버에게는 따로 노래를 불러보라고 요구했다. 앞 팀의 실력에 따라 다음팀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도 있었다. 심사위원으로선 표정관리가 가장 곤혹스러웠다. <케이팝스타>(에스비에스)의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노래에 울고 웃는 게 이해가 갔다. 잘하는 참가자의 노래를 들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졌지만, 기본 이하의 실력에는 표정이 알아서 굳어졌다. 이지은 작가는 “참가자들이 편하게 노래할 수 있게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운명의 부스’에 들어선 참가자들은 열악한 환경과도 싸워야 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에 집중이 안 되는 듯 가사를 잊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공정성을 위해 현장심사로만 합격자를 뽑지 않는다고 했다. 각 부스마다 모든 상황을 카메라로 찍었다. 이날 20개 부스에서 나온 60분짜리 녹화 테이프만 총 500개. 이 모든 테이프를 음악감독과 작곡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에서 다시 보며 따로 심사를 한다고 했다. 두 점수를 모아 합격자를 발표한다. 한 시간을 넘어서니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노래 잘하는 참가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건 기본인데, 성대모사 등으로 재미를 준 참가자에게는 어떤 점수를 줘야하나…. <슈퍼스타케이>는 한때 오직 웃기려고 참가한 듯한 이들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무현 피디는 “이번 시즌은 좀더 노래와 음악 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선은 밤 8시가 넘어 끝났다. 가수의 꿈은 세대를 아우른다. 10~20대의 비율이 가장 높지만 직장인이나 주부 등 30~40대 참가자도 많았다. 14개월 된 아기의 아빠인 22살 이창한씨는 “중학교 때부터 꿈이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들 중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 것이다. A에서 F까지 점수로 실력을 평가받지만, 꿈에 도전한 용기는 모두 A가 아닐까. <슈퍼스타케이>는 8월 첫방송을 한다. 부산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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