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차승원·이승기
차승원·이승기 드라마서 첫 호흡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공동주연
차 ‘전설적 수사관’ 이 ‘초짜 형사’
“피디들이 가장 궁금했던 조합”
이미지 달라도 태도·가치관 닮아
둘다 노력파…주인공 고집 안해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공동주연
차 ‘전설적 수사관’ 이 ‘초짜 형사’
“피디들이 가장 궁금했던 조합”
이미지 달라도 태도·가치관 닮아
둘다 노력파…주인공 고집 안해
4월30일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SBS) 사옥에서 열린 새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수·목 밤 10시) 제작발표회장. 20대를 대표하는 ‘훈남’ 이승기와 40대를 대표하는 ‘꽃중년’ 차승원이 차례로 들어섰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듯 가슴에는 노란 리본을 달고 표정은 굳었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서니 혼자일 때보다 더 빛났다.
5월7일 시작하는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강력반에 투입된 어설픈 경찰 4인방과 베테랑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랜만에 보는 재기발랄한 청춘 수사물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차승원과 이승기의 만남이 촬영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차승원이 출연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2011년)에 이승기가 카메오로 출연했고, 함께 광고를 촬영한 적은 있지만 드라마에 주연으로 함께 나온 건 처음이다.
배우마다 함께하고 싶은 상대는 있지만, 둘의 만남은 오히려 주변에서 더 고대해왔다는 게 특이하다. 한 방송사에서는 차승원과 이승기가 함께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을 구상한 적도 있다. 당시 한 관계자는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닮은 두 사람이 함께하면 어떤 효과를 낼까, 피디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조합”이라고 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둘의 출연이 확정된 순간 다른 프로그램의 제작진도 쾌재를 불렀다고 한다.
드디어 만난 두 사람이 어떤 매력을 합작해낼지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두 사람은 외모부터 역할까지 반대의 이미지로 여심을 흔들어왔다. 이승기는 반듯하고 서글해 보이는 훈남 청년이라면, 차승원은 거칠지만 은근히 챙겨주는 나쁜 남자 이미지가 강했다. <소문난 칠공주>(2006년) 속 이승기는 순수한 막내였고, 차승원은 구박하고 툴툴대면서도 은근히 잘해주는 독고진(<최고의 사랑>)이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그런 이미지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차승원이 맡은 서판석은 특진을 거듭한 전설적인 수사관으로 일에만 몰두하고, 이승기가 연기하는 은대구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밝히려고 경찰이 된 사회초년병이다. 유인식 피디는 “기존의 반듯한 청년 이미지를 벗어나 조금은 상남자 같은 이승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온 역할의 이미지는 다르지만, 들여다보면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연기 지향점이 통한다. 차승원은 3년 만의 복귀작으로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선택한 이유를 “정극과 희극을 오가는 연기를 좋아하는데 서판석이 그 부분을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승기가 맡은 배역도 대부분 아픔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억지로 밝은 척하는 인물이었다.
철저히 준비하는 노력파라는 점도 같다. 차승원은 <아테나>(2010년) 시절 손혁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명언집까지 읽어가며 명대사를 창조해냈다. 이번에도 냉철한 이미지를 위해 살을 빼고, 끊어 읽기, 높낮이 등 모든 대사를 철저히 분석했다고 한다. 이승기는 “은대구의 아픔을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하려고 어느 때보다 대본을 열심히 읽는다”고 한다. 유인식 피디는 “차승원은 액션, 코미디 등 대본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표현해준다. 치열하게 준비하는 배우”라고 했다. 차승원은 이승기에 대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프로 근성을 갖고 있다. 나보다 어리지만 존경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둘 다 주인공을 고집하지 않고, 작품 선택의 첫번째가 사람인 것도 공통분모다. 차승원은 평소 “배우는 어떤 감독을 만나느냐에 따라 잠재되어 있는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낼 수도,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도 좋은 연출자와 작가의 존재가 출연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세대를 대표하는 매력남들의 만남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이승기는 “(모델인) 승원 형 때문에 촬영장에서도 외모 관리에 신경쓰면서 소량의 음식만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