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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전쟁고아 964명 살린 ‘유모차 수송기’ 아시나요?

등록 2014-06-24 18:38수정 2014-06-24 20:36

특집다큐멘터리 <전쟁고아 구출작전>
특집다큐멘터리 <전쟁고아 구출작전>
한국전쟁 64돌 특집방송

퇴각때 명령 어기고 탈출시킨 미군
남편 잃은 아내와 가족들의 고통
책 대신 총 든 학도의용군 등 조명
6월25일 한국전쟁 발발 64주년을 맞아 방송사들이 특집프로그램을 편성했다.

<한국방송1>이 25일 밤 10시에 방영하는 특집다큐멘터리 <전쟁고아 구출작전>(사진)이 눈에 띈다. 1950년 12월20일 중공군 참전으로 연합군이 일제히 퇴각하는 가운데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쟁고아 964명을 탈출시킨 미 공군 러셀 블레이즈델 중령을 조명한다.

1950년 12월8일 연합군 철수명령이 떨어진다. 미 5공군 소속으로 서울 종로초등학교에서 전쟁고아 1000여명을 보호하고 있던 당시 39살의 블레이즈델 중령은 명령을 어기고 서울에 남아 아이들을 제주도로 탈출시킨다. 거짓 명령을 내려 아이들을 트럭에 태우고, 일본에 있던 공군 수송기까지 불러들이는 등 대대적인 수송작전을 벌인다. 이 사건은 당시 서방 언론에 ‘유모차로 변한 수송기’로 소개됐다. 크리스마스 5일 전에 감행됐기에, ‘극동의 크리스마스 스토리’라고 불렸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것은 그 이후다. 블레이즈델 중령은 이 일로 군법회의에 회부됐다. 1964년 예편한 뒤에는 목회활동만 했다고 알려졌을 뿐 사건은 미국과 한국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군인이자 목사인 블레이즈델이 명령에 불복하면서 아이들을 구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군법회의에서 “내게 주어진 일이 죽음에 내몰린 아이들을 죽게 놔두는 것이라면 전역하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제작진이 어렵게 수소문해 만난 최춘자씨는 “죽음의 냄새 가득한 전장에서 누군가는 명령에 따라 총칼을 휘둘렀고, 누군가는 우는 아이의 손을 놓쳤으며, 또 누군가는 죽은 병사의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훔쳤다. 한국전쟁은 동족상잔과 이산, 아귀다툼의 처참한 기억일 뿐”이라며 전쟁의 실상을 전했다.

전쟁의 아픔을 안고 사는 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케이티브이>(KTV) ‘한국전쟁 64년, 마르지 않은 눈물’(25일 오후 4시)에서 조명하는 전쟁미망인들의 삶은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프로그램은 전쟁미망인 3명과 그 가족을 만난다. 전쟁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고 혈혈단신 절망과 굶주림을 이겨내야 했던 권오순 할머니, 남편을 잃고도 아들을 훌륭히 키워낸 ‘올해의 장한 어머니’ 수상자 김희순 할머니, 그리고 남편이 전사한 뒤 자식은 물론 시부모와 동생 등 대가족을 홀로 이끈 형덕례 할머니에게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역사채널 이>(교육방송, 26일 오후 1시5분)는 책 대신 총을 잡은 학도의용군을 조명한다. 각급 학교의 학도호국단 간부 학생 200여명이 모인 ‘구국비상학도대’와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끈 장사상륙작전 등 학도의용군이 투입된 여러 작전에 주목한다. 같은 방송의 <이비에스 초대석>(25일 오후 12시)은 대한민국 학도의용군회 경서호 회장을 초대해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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