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한 정치풍자로 화제를 모으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엘티이 뉴스’의 강성범(왼쪽)과 김일희가 15일 등촌동 공개홀에서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웃찾사 ‘촌철살인 정치풍자’ 강성범·김일희
“요즘 내가 왜 이러나. 애가 둘인데.”(강성범) “선배님, 멋지세요.”(김일희) “그럼 니가 할래?”(강) “…”(김)
개그맨 강성범(40)과 김일희(36)의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빈 말 같지 않다. 요즘 두 사람이 출연하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스비에스 금 밤 11시20분)의 정치풍자개그 ‘엘티이(LTE) 뉴스’가 화제다. 강성범이 뉴스를 보도하면 김일희가 그에 대해 한마디를 날린다. 강성범이 ‘맺음말(클로징 멘트)’까지 도맡는 터라, 촌철살인은 주로 그의 대사에서 나온다. “그래서 집사람이 걱정해요. 뭔 일 날까 봐(웃음)”(강) 요즘처럼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 기사화되는 게 두려운 적이 없었다는 두 사람을 15일 등촌동 공개홀에서 만났다.
‘엘티이 뉴스’는 에두르지 않고 실명까지 거론하는 돌직구를 던진다. 지난 정부 시절 4대강 수질 측정을 위해 57억원을 들여 개발한 로봇 물고기의 무용지물을 보도하고 “아니, 이명박 전 대통령은 뭐하려고 로봇 물고기를…”이라며 시청자를 대신해 분노를 터뜨린다. “결국 이 로봇 물고기는 장난감?”이라며 꼬집는다. 유대균 검거 당시 ‘왜 뼈 없는 치킨을 주문했느냐’를 심각하게 보도했던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치킨은 뼈가 있어도, 없어도 치킨이지만 언론은 뼈가 있어야 진정한 언론이겠죠”라는 촌철살인을 날린다. 현 정부 비판도 매회 등장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명수씨는? (표절이요!)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씨는? (망언이요!)”라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구멍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꼬집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라며 내지를 듯 하다가 “민감해~”라며 빠진다.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유쾌하게 웃는다.
문창극 등 인사참사·이명박…
돌려말하지 않고 실명 ‘돌직구’
속시원한 정치풍자로 박수세례
“뭔 일 날까봐 가족들은 걱정” 신문·한겨레 ‘김어준 파파이스’ 등
정치 관련물 챙겨보며 매일 공부
“사람들이 세상일 관심 가졌으면” 실제 <8시 뉴스>를 보는 듯, 사실에 기반을 둔 보도와 맺음말에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우리도 돌려 말한다고 하는데 워낙 시사코미디가 없어서 ‘이렇게까지?’라며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관객 중에 움찔하시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속 시원하다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쳐주니 기분 좋죠. 시사코미디의 역할이 답답한 속을 긁어주는 거 아닐까요?”(강) “코미디인데 웃음보다 박수가 더 많은 건 문제지만.(웃음)”(김)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 김일희는 “뉴스에서 부동산 대책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빚내서 집 사라는데, 따져보면 은행에 월세 사는 거잖아요. 그런 사실을 짧고 명확하게 들려주자는 생각이었죠.” 패션, 스포츠 등 소재의 폭이 다양했는데 이창태 담당 피디의 권유로 점차 정치에 초점을 맞췄다. “피디님이 누가 소송을 걸거나 항의하면 다 막아줄 테니 마음껏 하라고 하세요. 든든하죠. 대신 뉴스 중에서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만 다루려고 합니다.”(김) 세월호나 군 문제도 신랄하게 다루고 싶었지만, 슬픈 일을 코미디 소재로 사용하는 게 상처가 될 것 같아 촬영을 하고도 편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둘은 “전·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는 부분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한다. ‘엘티이 뉴스’의 촌철살인은 철저한 공부에서 나온다. 둘은 매일 좌우 색깔이 다른 신문을 2개씩 읽는다. 원래 정치·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이전에도 ‘형님뉴스’, ‘응답하라 1594’ 등을 했던 강성범은 신문의 사설도 정독한다. “다른 점은 이전에는 사회면부터 봤다면 지금은 정치면을 본다는 것.(웃음)”(강) 김일희는 <김어준의 파파이스> <새가 날아든다> 등 팟캐스트도 챙겨듣는다. “<나꼼수>가 정치프로도 재밌다는 걸 알게해줬어요. 티브이 뉴스에서는 한쪽 얘기만 나오잖아요. 반대쪽 얘기도 해주니 두 의견을 듣고 나름의 판단을 내립니다.”(김) 정치풍자를 하는 개그맨들이 가장 많이 받는 오해는 ‘편향성’이다. 초점이 현 정부에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근거없는 욕설도 따라온다. “억울해요.”(함께) 공정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다른 쪽도 비판하지 그러느냐 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이 또 걸작이다. “비판할 게 있어야 말이죠. 하는 게 없으니.(웃음)”(강) 그는 “시사코미디를 보면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 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동그란 얼굴에 개구진 미소가 닮은 둘은 ‘엘티이 뉴스’로 다시 개그 뉴스의 중심에 섰다. 어느덧 데뷔 18년의 강성범은 2006년 ‘형님 뉴스’ 이후 오랜만에 다시 주목받고, 2003년 데뷔한 김일희는 데뷔 이후 가장 화제를 모은다. 둘 다 말의 재주를 부릴 줄 아는 개그맨으로 꼽힌다. 연극배우를 꿈꿨던 강성범을 개그 스타로 만든 <개그콘서트>의 ‘수다맨’과 ‘연변총각’은 대사와 캐릭터의 조합이 절묘했다. 무명생활이 길었던 김일희는 책 <33인의 스피치 대통령>을 내는 등 ‘스피치’ 강사로도 활약했다. 타고난 정치풍자 디엔에이에 산전수전의 세월 등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 바라는 개인 뉴스는 뭘까. “조만간 연극!”(강) “방송 진행!”(김) 반가운 소식이 ‘엘티이 뉴스’를 탈 그날까지, 둘의 촌철살인은 계속된다. “아 정말, 애가 둘인데.”(강)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돌려말하지 않고 실명 ‘돌직구’
속시원한 정치풍자로 박수세례
“뭔 일 날까봐 가족들은 걱정” 신문·한겨레 ‘김어준 파파이스’ 등
정치 관련물 챙겨보며 매일 공부
“사람들이 세상일 관심 가졌으면” 실제 <8시 뉴스>를 보는 듯, 사실에 기반을 둔 보도와 맺음말에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우리도 돌려 말한다고 하는데 워낙 시사코미디가 없어서 ‘이렇게까지?’라며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관객 중에 움찔하시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속 시원하다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쳐주니 기분 좋죠. 시사코미디의 역할이 답답한 속을 긁어주는 거 아닐까요?”(강) “코미디인데 웃음보다 박수가 더 많은 건 문제지만.(웃음)”(김)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 김일희는 “뉴스에서 부동산 대책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빚내서 집 사라는데, 따져보면 은행에 월세 사는 거잖아요. 그런 사실을 짧고 명확하게 들려주자는 생각이었죠.” 패션, 스포츠 등 소재의 폭이 다양했는데 이창태 담당 피디의 권유로 점차 정치에 초점을 맞췄다. “피디님이 누가 소송을 걸거나 항의하면 다 막아줄 테니 마음껏 하라고 하세요. 든든하죠. 대신 뉴스 중에서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만 다루려고 합니다.”(김) 세월호나 군 문제도 신랄하게 다루고 싶었지만, 슬픈 일을 코미디 소재로 사용하는 게 상처가 될 것 같아 촬영을 하고도 편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둘은 “전·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는 부분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한다. ‘엘티이 뉴스’의 촌철살인은 철저한 공부에서 나온다. 둘은 매일 좌우 색깔이 다른 신문을 2개씩 읽는다. 원래 정치·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이전에도 ‘형님뉴스’, ‘응답하라 1594’ 등을 했던 강성범은 신문의 사설도 정독한다. “다른 점은 이전에는 사회면부터 봤다면 지금은 정치면을 본다는 것.(웃음)”(강) 김일희는 <김어준의 파파이스> <새가 날아든다> 등 팟캐스트도 챙겨듣는다. “<나꼼수>가 정치프로도 재밌다는 걸 알게해줬어요. 티브이 뉴스에서는 한쪽 얘기만 나오잖아요. 반대쪽 얘기도 해주니 두 의견을 듣고 나름의 판단을 내립니다.”(김) 정치풍자를 하는 개그맨들이 가장 많이 받는 오해는 ‘편향성’이다. 초점이 현 정부에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근거없는 욕설도 따라온다. “억울해요.”(함께) 공정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다른 쪽도 비판하지 그러느냐 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이 또 걸작이다. “비판할 게 있어야 말이죠. 하는 게 없으니.(웃음)”(강) 그는 “시사코미디를 보면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 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동그란 얼굴에 개구진 미소가 닮은 둘은 ‘엘티이 뉴스’로 다시 개그 뉴스의 중심에 섰다. 어느덧 데뷔 18년의 강성범은 2006년 ‘형님 뉴스’ 이후 오랜만에 다시 주목받고, 2003년 데뷔한 김일희는 데뷔 이후 가장 화제를 모은다. 둘 다 말의 재주를 부릴 줄 아는 개그맨으로 꼽힌다. 연극배우를 꿈꿨던 강성범을 개그 스타로 만든 <개그콘서트>의 ‘수다맨’과 ‘연변총각’은 대사와 캐릭터의 조합이 절묘했다. 무명생활이 길었던 김일희는 책 <33인의 스피치 대통령>을 내는 등 ‘스피치’ 강사로도 활약했다. 타고난 정치풍자 디엔에이에 산전수전의 세월 등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 바라는 개인 뉴스는 뭘까. “조만간 연극!”(강) “방송 진행!”(김) 반가운 소식이 ‘엘티이 뉴스’를 탈 그날까지, 둘의 촌철살인은 계속된다. “아 정말, 애가 둘인데.”(강)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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