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가 18일 방송하는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사진, 토·일 밤 8시45분)는 로커 4명이 음반 제작비를 벌려고 일시 귀농해 배추 농사를 짓는 이야기다.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
돈 벌러 귀농한 록밴드 이야기
tvN ‘삼시세끼’ 이서진·옥택연
산골서 자급자족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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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 라~ 라~ 라라~.” 음악이 울려 퍼지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전원일기>(문화방송).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되며 대표적인 농촌드라마로 사랑받았다. <전원일기>의 인기에 힘입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1990~2007·한국방송1)까지 가세해 농촌드라마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전원일기>의 최불암-김혜자를 실제 부부로 착각하는 일도 있었고, ‘일용 엄니’는 오지랖 떠는 시골 어머니의 고유명사처럼 돼버렸다.
그러나 농촌드라마는 시대 상황과 맞물려 점차 자취를 감췄다. 농촌 이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됐고, 농촌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드라마가 변화된 농촌 문화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2007년 시작한 <산너머 남촌에는>(한국방송1)은 시청률 9%(12일 기준·닐슨코리아 제공)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화제성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랬던 ‘농촌’이 최근 티브이의 새로운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예능부터 가상 다큐, 주말드라마까지 창구도 늘었고, ‘대가족을 중심으로 한 구수한 내용’이라는 전형적 이야기에서 벗어나 귀농한 젊은이들의 이야기 등 접근법도 폭넓어졌다. 출연 배우들의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에스비에스>가 18일 방송하는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사진, 토·일 밤 8시45분)는 로커 4명이 음반 제작비를 벌려고 일시 귀농해 배추 농사를 짓는 이야기다. 2006년 <포도밭 그 사나이>가 농촌 총각과 도시 여자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호평받은 적은 있지만, 주말드라마에서 농촌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여자 이장(이하늬)의 등장은 이채롭다. 1일 끝난 코믹드라마 <황금거탑>(티브이엔)도 일시 귀농한 젊은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농촌 생활을 담았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6%에 불과한 현실을 반영하며 농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17일 첫 방송을 내보내는 <티브이엔>의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금 밤 9시50분)는 초보 농부 이서진과 투피엠의 옥택연이 강원도 산골에 가서 자급자족하며 사는 야외 버라이어티다. 친숙하고 편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사는 이들을 통해 농사의 어려움과 보람 등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나영석 피디가 연출해 관심이 높다. 9일 종영한 가상 다큐 <농부가 사라졌다>(티브이엔)는 2020년 갑자기 한국에서 농부가 사라졌다는 가상의 설정으로, 농업의 가치와 시대가 원하는 농부의 경쟁력을 돌아보게 했다.
이들 농촌프로그램의 증가는 2007년 327만명이던 농업인구가 2012년 291만명으로 감소한 반면, 귀농 인구가 늘어난 현실을 포착한 변화다. 지난해만 3만여가구가 귀농했고, 30대 이하의 귀농·귀촌 가구는 3년 새 8.3배 증가했다고 한다. 귀농 청년 주인공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티브이엔 관계자는 “<삼시세끼>는 농업이 과거 은퇴자들에서 이제는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는 젊은이들의 꿈터로 변하는 점도 조명했다”고 했다. 귀농한 도시 사람과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마을 사람들 사이의 이질감이 표출되고 해소되는 과정 등 여러 갈등 요소들도 제작을 부추긴다.
민진기 <황금거탑> 피디는 지난 7월 제작발표회 당시 “농촌공동체라는 공간에서 나오는 다양한 갈등이 여러 이야기를 빚을 수 있다”고 했다. 이명한 티브이엔 국장은 “다들 심심하고 진부하다고 느꼈던 농촌도 어떤 이야기를 입히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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