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극한알바’ 편이 화제를 모았다. 63빌딩 창문 닦기부터 택배 상하차, 굴 까기, 텔레마케터, 탄광 노동까지 대단히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노동에 대해 곱씹어보게 했다. 이번 주 잉여싸롱에서는 ‘극한알바’ 편에 투영된 노동의 가치와 의미,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노홍철의 하차 이후 5인 체제로 바뀐 <무한도전>의 앞날에 대해 수다를 떨어봤다.
이승한 박명수가 63빌딩 유리창 청소를 할 때, 빌딩 사무실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창문으로 모여들어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고 하더라. 평소 다른 노동자가 청소를 할 때는 집에서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처럼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하다가 유명인이 와서 하니까 비로소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를 계기로 평소 투명인간처럼 노동하는 분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으면 좋겠다.)
서정민 정준하가 홈쇼핑 텔레마케터 일을 하면서 손님에게 “감사합니다” 하니 그 분이 “제가 더 감사합니다”라고 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그 순간 정준하의 등에 날개가 펼쳐지고 얼굴이 확 피면서 그렇게 행복해할 수가 없더라. (나도 주변에서 그림자처럼 노동하는 분들께 “수고 많으시다”, “고맙다”는 한 마디를 건네야겠다.)
김선영 차승원의 탄광 노동을 제일 인상깊게 봤다. 9년 전 <무모한 도전> 시절 연탄 나르기의 연장선이라 재밌기도 했는데 웃다가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그때는 그 잉여스러운 행동이 하나의 유머였는데 지금은 극한 노동이 되다니. 9년 동안 더 팍팍해진 현실을 담아낸 것 같아서 섬뜩하고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