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로(45·사진)씨는 도무지 쉴 줄 모른다. 항상 뭔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영화, 연극, 드라마, 예능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것은 물론이고, 운동을 쉬지 않으며 연기 공부와 훈련에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그가 최근에는 연기자를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무료 워크숍을 시작했다. ‘대명문화공장과 함께하는 김수로 프로젝트 워크숍’이다.
“그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사랑을 돌려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기부를 해도 제가 좋아하는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어느 날 새벽 2시 갑자기 연기 워크숍 생각이 나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웃음)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길을 잘 찾지 못하거든요. 그런 학생들에게 겨울방학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에 카페를 열어 그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연극 배우들에게 기부해온 그의 두번째 ‘연극 기부 프로젝트’인 셈이다. 최근 자신의 카페에서 만난 김씨는 “처음에는 20명만 뽑으려고 했는데 오디션을 해보니 떨어뜨리기 아까워 41명으로 늘어났어요. 워크숍 예산도 두 배로 늘어났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일이라 밀어붙였어요.”
오로지 에스엔에스(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만 공지를 했는데 전국 대학 연극영화과 학생 500명이 지원을 한 것이다. 최종 선발된 학생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새달 28일까지 오전 10시~오후 10시 두달 남짓 연기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고전 연극 <밑바닥에서>와 <시련>을 2월23~28일 정식 무대에 올리게 된다. 연출자 2명, 발성 교수 1명을 강사진으로 섭외했고, 그 자신도 배우 강성진씨와 함께 학생들 연기 지도를 한다.
“좋은 취지 덕분에 후원사도 붙어서 밥도 공짜로 먹일 수 있게 됐어요. 일이 되려니까 하늘이 도우시네요.”
이 워크숍 과정은 10분 분량 20부작 웹다큐로도 제작돼 2월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연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매체를 통해 자신이 알려지는 게 꿈만 같은 일인데 웹다큐 제작 제안이 들어와서 잘됐죠. 웹다큐는 이번 워크숍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줄 겁니다. 학생들이 굉장히 고무돼 있어요. 그래서 강사진이 놀랄 정도예요.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애들은 처음 봤대요.”
그동안 출연했던 <문화방송>의 <진짜 사나이>에서 입은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김씨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아플 시간도 없다”며 웃었다.
“최종 꿈은 연극학교를 짓는 거예요. 그래서 그 학교에서 세계적인 배우들을 키워내고 싶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저는 배우이고, 연기는 제게 모든 것입니다. 좋은 게 있으면 후배들과 나누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