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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록 2015-03-08 10:25

‘마이리틀텔레비전’. MBC 제공
‘마이리틀텔레비전’. MBC 제공
[한겨레21] TV 이것 봐라

‘반도의 흔한 애견숍 알바녀’ 어때요

까치까치 설날도, 우리우리 설날도 지났다. 올해도 숱한 파일럿들이 정규 편성의 꿈을 꾸며 날아올랐다. SBS <아빠를 부탁해>,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KBS <스타는 투잡 중> 정도는 드래프트 상위로 지명될 것 같다. 그런데 만약 내게 특별지명권이 부여된다면 그 한 표를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행사하고 싶다. 알다시피 인터넷 개인방송의 포맷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어설퍼 보이지만 그래서 더 흥미롭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근거린다.

분명히 설날 방송분에서는 이 장치의 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홍진영이 먹방으로 콘셉트를 잡은 건 좋은데, 삐딱하게 앉아 고기 집게로 치맛살을 집어먹는 모습은 뭔가 연출력이 부족했다. 개인기 갑에 영어 강사도 가능한 김영철은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엮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초아가 “솔직히 설현이 더 좋다”는 시청자의 말에 “그래봤자, 설현이 오늘 방송 안 하죠”라고 하거나, 홍진영이 “욕을 해도 저한테 관심 있으신 거잖아요, 후후~”라며 훌륭한 멘털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방송에 참여하는 재미를 주었다.

나는 이 포맷이 뭔가 분명 터뜨려줄 것 같다는 가능성을 느낀다. 특히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끼와 개성을 다 보여주지 못한 괴짜 스타들에게 충분한 기회가 될 거다. 아이돌 그룹의 숨은 멤버들, MBC 공채 개그맨들도 좋다. 혹은 ‘반도의 흔한 애견숍 알바녀’ 같은 진짜 인터넷 스타들에게 기회를 주면 어떨까? 매주 성적순으로 한두 명씩 떨어뜨리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나 ‘TV 전쟁’처럼 게스트 찬스를 제한적으로 써도 좋겠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TV 과거·현재·미래가 한꺼번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근래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전 장르 안에서 살펴봐도 꽤 흥미롭다. 6명의 스타와 명사들이 인터넷 개인방송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이 프로그램에는 텔레비전의 과거·현재·미래가 다 담겨 있다. 말하자면 올드미디어가 된 텔레비전이 뉴미디어를 끌어안으며 현재의 침체 상황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프로그램이다.

텔레비전의 현 위기는 다매체 환경 탓도 있으나 또 한편으론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진부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쏟아낸 탓이기도 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특히 그 중심에 있었던 지상파의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프로그램은 텔레비전 시청자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의 적극적인 이용층을 끌어들여 소통의 확대를 꾀하고, 출연자에게 연출권을 나눠줌으로써 지상파의 권위를 다소 내려놓는다.

하지만 더 들여다보면 지상파의 역량이 두드러진다. 개인 방송 콘텐츠에도 재미는 있으나 그보다 큰 재미는 진행 모습을 관찰하는 모니터 밖 모니터에 있기 때문이다. 인물들을 비추는 다양한 카메라 각도, 방과 방 사이를 오가는 편집, 자막 등에서 탄탄한 인프라가 돋보인다. 다만 시청자 수로 순위를 매기는 서바이벌 방식은 시청률 지상주의를 또 한 번 상기시킨다. 개인 방송은 서바이벌이라도 그들을 비출 때만은 균형 잡힌 시선을 보여주길 바란다. 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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