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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황정음, “지성 연기? 샘날 정도였죠…5년 뒤쯤 나도 다중인격 돼볼래요”

등록 2015-03-15 19:12수정 2015-03-16 10:22

<킬미 힐미>에서 정신과 의사 오리진 역으로 열연한 황정음 씨.
<킬미 힐미>에서 정신과 의사 오리진 역으로 열연한 황정음 씨.
드라마 ‘킬미 힐미’ 끝낸 황정음
황정음(30)은 “<킬미 힐미>는 ‘지성을 위한 드라마’였다”고 했다. 12일 종영한 다중인격장애와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킬미 힐미>(문화방송)에서 지성은 7가지의 인격을 연기했다. 발랄한 여고생 안요나부터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페리박까지, 다양한 인물을 능숙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황정음도 “지성 오빠의 연기를 구경하느라 내 대사를 잊어버렸을 정도였다”고 한다.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오빠는 정말 최고였어요.” 13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황정음은 지성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느라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졌다.

7가지 인격을 상대해야 했던 정신과 의사 오리진(황정음)도 쉬운 역은 아니었다. 각 인격의 성격에 맞춰 코믹과 로맨틱코미디, 멜로, 때론 스릴러를 순식간에 오갔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년)부터 정통멜로 <비밀>(2013년)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온 황정음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다는 평가가 많다. 과장된 몸짓으로 코믹함을 드러내다가도,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 목소리가 떨리는 섬세한 연기가 돋보였다.

‘7가지 인격’ 지성 상대역 맡아
코믹에서 멜로·스릴러 오가며
다양한 장르 섭렵한 내공 뽐내

“지성 오빠 연기는 최고”라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아직 부족”
솔직한 성격에 악바리 근성도
“신인 때 고생…버틸 힘 얻어”

그런데도 정작 자신에 대한 점수는 짰다. “여러 인격과 연기하는 건 힘들었어요. 내 호흡에 따라와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다 받아주고 따라가야 해 에너지 소모가 컸어요. <하이킥>부터 <비밀>까지 지금껏 해온 인물들이 합쳐져서 또 다른 황정음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그것도 잘 안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비밀>을 하면서 내가 연기를 좀 하나 싶었는데, <킬미 힐미>로 부족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했다.

끊임없는 채찍질은 황정음을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게 한 힘이다. 2002년 걸그룹 슈가로 데뷔한 그는 2005년 <루루공주> 등 이런저런 드라마에서 작은 배역부터 시작했다. 2009년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인기를 얻은 뒤에는 코믹한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 시대극 <자이언트>(2010년), 주말극 <내 마음이 들리니>(2011년) 등 작품마다 도전을 거듭했다.

주위에 묻고 또 묻는 악바리 근성을 밑거름 삼아, <킬미 힐미>로 코믹부터 멜로까지 다양한 인물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확인 도장을 찍었다. <킬미 힐미> 제작진은 “촬영 현장에서 김진만 피디, 지성과 지문 하나까지 토론하는 열정으로 오리진을 완성했다”고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닦아온 ‘영리한 배우’이기도 하다. “드라마마다 이 작품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이 작품을 왜 해야 하는지 등을 다이어리에 적는다”고 했다. ‘지성의 드라마’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도 <킬미 힐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이 작품이 중국 쪽에서 투자한 것이라 중국 활동을 하는 데 뭔가 얻을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제 꿈이 중국 공주거든요.(웃음) 이 드라마로 중국 진출의 길을 열고 싶었는데, 길은 열린 것 같아요. 저 은근히 계산적이에요.(웃음)”

어린 시절 학대 경험으로 다중인격이 된 극중 도현(지성)을 보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봤다고 한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슈가 시절과 <골든타임>(2012년)에 출연했을 때였어요. 일도 잘 안 풀리고 연기도 안되고,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돌이켜보면 그런 고생들을 통해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아요.” 쉬지 않고 달려온 탓에 기계적으로 연기하는 자신도 발견했단다. “감정을 잡지 않았는데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내 몸이 기억하나, 이게 뭐지 혼란스러웠어요.” 작품마다 하나씩 배워간다는 그에게 <킬미 힐미>는 또 다른 지점이 될 듯하다.

황정음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솔직하다. “7가지 인격을 연기하는 지성 오빠한테 조금 샘이 났다”고도 하고, 공개 연애 중인 남자친구와 “34살쯤에 결혼하고 싶다”고도 했다. 한 드라마 피디는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제대로 볼 줄 아는 황정음의 솔직한 성격이 배우로서 성장하게 하는 동력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황정음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싶다. 5년 뒤에는 다중인격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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